몇 해 전 경남 진주에 살고 있는 40대 중반의 남자가 찾아온 적이 있다. 하던 사업이 여의치 않아 사업체를 정리한 돈으로 부동산 임대사업을 하고 싶다며 찾아온 것이다. 그 남자의 궁금증은 비교적 적은 투자금액으로 안정적이며 고정적인 수익이 생기고, 팔고 싶을 때 애먹지 않고 수월하게 팔리는 부동산은 어떤 종목이 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필자는 상가주택을 추천해 주었다. 환금성 ․ 수익성 ․ 안정성을 모두 꼽으라면 단연 상가주택이기 때문이다. 상가주택은 한 부동산 안에 주택과 상가, 사무실이 혼합된 형태로 구성되어 무엇보다 임대가 용이한 장점을 갖고 있는 만큼 현재의 입지와 가치만 따지지 말고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소형 상가주택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고객은 집중적으로 지하철역 주변 이면도로 쪽의 급매물만 알아본 다음, 그 중 강북에 주택이 낀 3층짜리 작은 업무용 건물을 골랐다. 한 의류업체의 사옥용 건물로 쓰이던 것으로, 규모는 작고 허름했지만 주변에 대형 업무빌딩 공사가 한창이어서 향후 발전 유망성을 점칠 수 있었다. 허름해 볼품없는 부동산이라는 이유로땡 처리값으로 계약했다.
업무용을 상가주택으로 개조해 연 20% 수익
건물을 매입한 다음 맨 처음 시작한 것은 개․보수 작업이었다. 말끔히 내․외부를 단장하니 새 건물과 진배없었다. 주 용도가 사무실이었던 것을 지하층은 창고, 1~2층은 상가 3개, 3층은 3가구의 원룸주택으로 용도를 변경해 세를 주었다.
취득비용과 제세공과금, 개․보수 비용을 제하고도 투입된 투자금액의 20% 가까운 수익이 월세로 나오는 알짜 부동산의 투자자가 된 것이다. 그 남자는 몇 달 전 이 건물을 되팔았는데, 2억 원 가까운 시세차익을 봤다며 이제 새 투자대상 부동산 구경(?)에 나서야겠다고 연락이 왔다.
실제 사람이 많이 모여 사는 지역 내 소형 근린주택은 인플레이션에 강한 불황기 투자 대안상품으로 꼽을 수 있다. 주택과 상가의 절충형 상품이라는 점과 소유주의 아이디어에 따라 얼마든지 건물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게다가 2000년 초 건축법이 개정돼 상가주택의 용도변경 규제가 사실상 풀린 것도 투자 메리트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가주택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곳을 노리는 것이 좋다. 주거와 상가 월세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전천후 부동산 상품인 만큼 성장성만 받쳐준다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건물의 상층부는 주택, 하층부는 점포(근린생활시설)로 이용하는 상가주택은 토지 용도가 상업지가 아닌 주거지로 일반화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개 위층의 주택에는 주인이 직접 거주하고 점포가 있는 아래층은 세를 놓아 임대료를 받는 형태이기 때문에 주거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고정 임대수익이 발생한다. 때문에 중․장년층이 주거비용 수준에서 투자하기에 매우 적당한 부동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복합형 형태의 건물은 가치가 높아 환금성도 다른 부동산종목과 비교해 우수한 편에 속한다. 건물 연면적의 50% 이상이 주택이면 세법상 주택으로 분류되므로 상가를 보유했을 때보다 세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여러모로 유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