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는 가볍게,
운동은 조금 무겁게,
스트레스는 웃음으로 풀고!
잘 쉬고, 잘 먹으면 뇌가 건강해집니다.“
뇌출혈!
이젠 연령과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글 이상구 교수 단국대학병원 신경외과
루즈벨트, 스탈린, 처칠, 멘델스존, 백남준, 김일 이들은 유명인사라는 것 외에 뇌졸중(중풍)
환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제 뇌졸중은 암, 심장질환과 함께 3대 사망원인의 하나이며,
단일질환으로는 국내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근래 우리나라에도 국민들의 식생활 패턴이 서구화되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환자가 늘어감에 따라 뇌혈관 질환 발생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의 뇌는 목 앞쪽으로 올라가는 2개의 경동맥과 목 뒤로 올라가는 2개의 척추동맥을
합해 4개의 큰 동맥으로 혈액 공급을 받는다. 만약 이 뇌동맥이 막히면 뇌경색(허혈성뇌졸중), 터지면 뇌출혈(출혈성뇌졸중)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 ‘호랑이 선생님‘에서 아역 탤런트를 했던 황치훈이 쓰러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 경우는 뇌출혈이 원인이며,
가수 방실이는 뇌경색이 원인이었다. 뇌출혈은 약해진 뇌혈관이 파열되어 출혈이 일어나는 출혈성 뇌졸중이다.
뇌출혈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것은 고혈압성 뇌출혈이고 뇌동맥류(꽈리, 풍선모양으로 혈관이 늘어난 것)의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 출혈, 뇌동정맥기형에 의한 뇌출혈, 모야모야병에 의한 뇌출혈로 나눌 수 있다.
또한 간 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 심장병환자, 뇌경색환자, 고위험 산모, 혈관염 환자에서도
뇌출혈의 위험성이 높다. 백혈병, 재생불량성빈혈, 항혈전약물복용, 혈액응고장애 등의 혈액
질환과 뇌종양, 외상, 매독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탤런트 황치훈이나 가수 방실이처럼 30~40대도 이제는 뇌졸중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놀라고 있다.
뇌출혈은 노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40대 전후에도 결코 드물지 않다.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 1차적 만성질환이 모든 연령대에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뇌혈관학회가 30개 종합병원에서 1,726명의 뇌출혈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0대 이하가 21.4%를 차지하였고, 뇌동맥류도 40세 미만 환자가 12.7%로 젊은 층에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젊다고 건강을 자랑하던 시대는 지났으며, 국민 모두 뇌의 건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뇌출혈의 전형적 증상으로는 갑작스런 두통과 함께 반신마비, 언어장애, 의식장애와 같은 신경학적 결손을 들 수 있다. 뇌출혈이 일어나면 환자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 구토를 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환자를 발견하는 즉시 입안의 이물질을 모두 제거하고 편안하게 옆으로
눕혀야 한다. 또한 호흡이 원활하게 되도록 조이는 옷들은 풀어주어야 한다.
의식을 깨우기 위해 뺨을 때린다든지 심하게 흔들어 깨우는 행동은 오히려 환자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 손가락을 따거나 억지로 약을 먹이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손가락을 딸 경우 통증으로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며 억지로 약을 먹이는 것도 기도를 막아 질식할 수 있다. 발견 즉시 간단한 응급처치 후 119나 병원에 연락하여 구급차로
환자를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뇌출혈이 뇌의 어느 부분에 발생하였는지 출혈의 양은
어느 정도인지, 혈종(핏덩어리)의 파급양상에 따라 가벼운 신경학적 증상부터 혼수 혹은
즉사까지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만약 출혈이 뇌의 운동중추에 발생하면 운동마비가 발생
하고 언어중추에 발생하면 언어장애가 나타나며, 뇌간에 발생하면 혼수상태가 될 수 있다.
뇌는 머리 뼈 안에서 일정한 용적 내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뇌출혈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면 대부분 멈추며, 혈압이 오르거나 자극을 주면 재출혈로 혈종이 급격히 커질 수도
있다. 일단 뇌출혈이 발생하면 뇌의 압력이 증가하여 출혈 된 부위 주위의 정상적인 뇌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거나, 혈액순환 장애에 의한 이차적인 뇌경색으로 뇌손상의 후유증이 더 남을 수 있다. 따라서 뇌출혈이 되면 빨리 원인을 찾기 위한 진단적 검사를 시행하고, 환자의 상태 및 뇌출혈의 원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대부분의 뇌출혈은 CT촬영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다양한 뇌혈관질환 또는 내과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피검사, MRI, MRA, 뇌혈관조영술 등을 빨리 시행해야한다.
뇌출혈이라고 해서 무조건 머리뼈를 열고 뇌수술을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흔히 뇌수술이라고 하면 무서워하고 죽음을 연상하게 된다. 뇌출혈의 원인, 환자의 의식 및 신경학적 상태,
혈종의 양과 위치, 환자의 나이와 전신상태 등에 따라 다양한 치료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신경외과 영역에서도 수술 장비 및 수술기법의 발달로 뇌출혈의 합병증과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수술법을 시행하고 있다.
고혈압성 뇌출혈인 경우 출혈량이 적으면 약물치료, 출혈량이 중간정도이면 도관(빨대 같은 것)을 설치하여 뇌의 압력에 의해 뇌출혈을 서서히 배출시키는 뇌정위적 수술, 출혈량이 많거나 소뇌출혈 도는 대뇌피질 하 출혈에서는 머리뼈를 열고 미세현미경을 이용하여 출혈을 제거하는 혈종제거술을 시행한다.
뇌동맥류파열에 의한 지주막하 출혈의 경우에는 뇌동맥류가 약해진 혈관으로 다시 터지는
재출혈을 막기 위해 머리뼈를 열어 뇌동맥이 부풀어서 늘어난 풍선모양의 목 부분을 수술용 클립으로 묶어주는 방법과 가느다란 실타래와 같은 특수코일을 동맥류 안에 채우는 혈관 내 수술방법이 있다.
뇌동정맥기형에 의한 뇌출혈의 경우는 머리뼈를 열어 기형을 제거하는 방법, 감마나이프나
선형가속기를 이용한 방사선 수술법, 기형혈관 안에 물질을 넣어 굳게 하는 혈관 내 색전술이 있다.
모아모아병은 뇌혈관이 좁아지고, 뇌에 아지랑이 모양의 이상혈관이 증식하는 질환으로 반복적인 뇌경색 또는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치료는 약물요법 외에 뇌의 혈액순환을 좋게 하기 위하여 두피의 혈관을 뇌혈관에 연결하는 수술을 한다. 여기에는 직접 문합술과 간접
문합술이 있다. 이 방법을 이용하여 모아모아병의 진행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다.
뇌 조직은 한번 손상되면 재생이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뇌기능이 재배치되어 신체마비는
수개월에 걸쳐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다. 환자의 회복률을 높이고, 관절이 뻣뻣하게 굳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재활치료를 해야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처럼 뇌출혈이 발생하여 뇌손상으로 인한 장애가 발생한 다음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예방을 하여야 한다.
뇌출혈 예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고혈압의 예방이다.
짠 음식,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소식하며 필요하다면 고혈압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뇌출혈은 주로 기온차가 급격한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지만, 기온이 높고 습한 여름철도 당뇨,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등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좋지 않다.
심각하게 탈수되거나 극심한 더위로 몸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액순환장애가 일어나기 쉽게 된다. 충분한 수분을 보충하지 않으면 피가 끈적끈적해져 혈관이 막히게 되고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과하거나 에어컨에 의해 온도차가 급격할 때는 혈관을 돌아다니는 기름덩어리가 혈관을 막거나 혈압이 올라가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중풍은 여타 질병보다도 사망률이 높으며 그 예방이 중요하므로 평소에 혈압조절, 지방과 열량이 절제된 식사, 마음의 안정, 규칙적 운동, 충분한 휴식, 비만의 경계, 금연 등으로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
고혈압이 없는 30대의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뇌동류, 뇌동정맥 기형, 모야모야병과 같은 뇌혈관질환에 의한 뇌출혈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한 번 이상은 신경외과를 방문하여 뇌혈관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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