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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7. 7. 17:26

   

 

싱글 여성들에게 '골드미스'라 불리는 라이프 스타일은 선망의 대상이다.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일을 통해 성취감을 얻는 여성들. 이 얼마나 멋진 삶인가? 그러나 그들에게도 드러나지 않은 상처와 두려움이 있다. 갑자기 떠나버린 연인으로 인해 감정은 엉망이 되고 결혼이 아닌 진정한 소울 메이트를 찾을 수 없을까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모든 여성들을 위한 책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푸른숲, 2009). 두 번의 이혼을 겪은 후 심리 치료사가 되어 30년 동안 여성들을 상담한 저자 플로렌스 포크가 자신의 경험과 상담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을 말한다.

연애와 결혼은 혼자가 아닌 둘의 형태이다. 그러나 둘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별을 경험하게 된다. 혼자 남겨져 살아야 한다는 것, 정확하게 말하면 둘이었다가 혼자가 된 상실감은 크다.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의 원제는 On My Own. 혼자서 과연 잘 살 수 있을까.

 

저자는 ‘혼자라는 것은 하나의 기회다’ 라고 말한다. 혼자만의 공간을 통해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연인으로서 존재가 아닌 여성으로서의 존재를 발견할 기회라는 것이다. 기혼 여성들이 베란다나 부엌의 한 부분에 자신의 공간을 마련하고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고자 하는 마음과 같은 것이다.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혼자라는 것의 확장은 고독과 이어지는데,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었다. 고요하고 안정된 마음을 넘어 초월적이고 창조적인 것과 관련된 것이었다. 순간, 책을 읽는 나는 그 고독을 즐기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

그럼, 왜 여성들은 혼자라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것일까? 자신만의 트라우마가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부모나 주위 친구들에게 받은 상처가 연장되어 있다는 것은 놀라운 것이었다. 이유 없이 이별이나 죽음으로 부모가 떠나버렸을 때, 친구들과 소통하지 못했을 때, 가족이나 이웃에게 폭력을 당한 상처들이 그러했다. 저자는 어린 시절 그 상처를 견디기 위해 찾았던 공간을 비밀의 정원이라 말하며 그 안에서 당신을 위해 썼던 일기, 책 읽기를 기억하여 시작하라고 한다. <빨간 머리 앤>의 앤이 자신의 처지를 이겨내기 위해 했던 상상하기도 비밀의 정원의 형태인 것이다.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자신에 대한 믿음이라고 강조한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길에는 생각보다 더 많은 갈림길이 있다는 것을, 더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잘할 때까지 똑같은 걸음을 반복하며 연습함에 따라, 갈림길이 선명하게 보인다. ’ (p 247)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반복도 연습도 하지 못한 채 갈림길에서 주저앉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믿음을 바탕으로 변화되는 자신을 만나는 것이 행복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피나는 노력도 두려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찾은 여성들에게 있어 창조적인 삶이란 자신의 비밀스러운 삶을 찾아내는 행위.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는 행위. 이런 행위들이 고독의 참 의미가 된다는 것을 저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고독은 풍요로운 상태다. 나와 주변의 고요함 사이에 아무 것도 끼어들지 않는 상태다.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 하나도 없는 상태, 생각이 왔다 갔다 하지만 아무 것도 앞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물이 그 자체로서 그대로 존재하는 상태. 바람이 불어 그 상태를 흩뜨려놓지 않는 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한, 우리는 고독의 파도를 타고 해안으로 간다. ’ (p 298)

아, 정말 멋진 말이다. 물론 온전하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없는 문장이지만, 충분히 공감한다. 책이 주는 특별함은 여성들만의 위한 상담, 모든 연령대의 여성들의 고민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동생이거나 후배, 언니나 엄마, 할머니가 될 수 있는 모든 여성들의 이야기... 소개된 것이 여성들을 위한, 혼자인 여성들을 위한 삶의 정석은 아니겠지만 여성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은 분명하다. 자아 찾기를 시작한 동생이나 딸에게 선물해도 좋을 책이다.

 

 

출처 : 펄프 뒷골목
글쓴이 : kwon pd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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