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되는 자기개발, 득이 되는 자기개발
대학 1학년 때 자기 수첩에 아는 사람 1,000명의 연락처를 모았다고 자랑하고 다니던 한 친구가 있었다. 그때는 자기개발이니 자기관리니 하는 용어도 없을 때 였지만 지금으로 치면 그 중에서 인맥관리라는 말에 들어갈 것이다.
솔직히 그 친구의 말을 듣는 순간 부럽다는 생각보다는 거부감이 들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썩 반기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여전하다.
1,000명이라는 방대한 인맥을 구축했다고 치자. 진짜 바쁘게 움직여서 일주일에 두어명과 만날 수 있다고 치자. 넉넉잡고 한달에 10명을 만난다 하면, 1년이면 120명, 거의 10년이 지나야 1,000명을 다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진짜 바쁘게 움직여서 10년에 한번씩 이 사람들과 만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건 순전히 계산상의 것이고, 그 중에서 자주 만나야 하는 사람도 있고, 아주 가끔 단체 문자나 뿌릴만한 사람도 있으리라.
필요하다면 통 연락을 못한다 하더라도 급할 때 도움을 청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사실 별 문제가 없다.
진짜 문제는 그런 것에 연연하면서 너무 집착하는 경우가 나온다는 것이다.
나도 누구처럼 1,000명을 모아야지... 열심히 뛰어야겠다... 다짐하며 열심히 그런 모임 같은델 나가면서 겨우 악수 정도 하면서 명함을 교환한다.
기억력이 대단하지 않다면 그런식으로 수백명을 만나봐야 시간이 좀 지나면 명함을 봐도 얼굴도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런 집착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자원인 '시간'을 잃어버린다는 것이고, '삶의 본질'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명백히 인생에 독이 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많은 사람의 명함을 모아봐야 그것은 당신의 가슴에 아무런 행복도 남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럴 기회를 빼앗을 뿐이다.
차라리 소수지만 마음을 열고, 터놓고 가슴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찾아보라!
뭔가 꽉 막힌든 닫혀있는 가슴이라면, 그래서 누구와도 나누기가 어렵다면 차라리 자신의 가슴을 열기 위해 즐겁고 신나는 무언가를 찾아서 하라!
절대 이런 일을 하면 안된다는 이야기가 아님을 기억하라.
비즈니스나 영업에 종사하면서 너무 인맥관리에 소흘하다면 그것은 문제가 될지도 모른다.
자신의 성향이 너무 비활동적이고 인간관계를 회피하는 성향이 있다면 이런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면 약이 될 수 있다.
모든 것에 이런 양지와 음지가 존재한다.
예를들면 마음의 힘으로 원하는 인생을 끌어온다는 씨크릿, 심상화(Visualization), 이미지 트레이닝 기법들.
적절히 활용하면 좋다.
하지만 적절함을 잃고 너무 그것에 의존하게 된다면? 행동하기보다는 모든 것을 생각에 의존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인생의 본질을 잃고 오직 물질적인 부에만 집착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목표설정은 인생에 너무나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목표에 너무 집착하면 과정 중심으로 이어지는 인생의 본질을 잃게 될 것이다.
인생의 끝은 어디인가? 그것은 물리적이고 육체적인 죽음이다.
삶이라는 인생의 여정에서 배우고 얻고 익히는 가운데 가치를 얻는 것이지 그 과정의 끝을 향해 달리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런 저런 방법론들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잘 살펴보면 어떤 것들은 겉에서 빙빙 돌게 만들고 어떤 것이 좀 더 '진실'에 가까운 것인지 알 수 있다.
한가지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는 가슴의 느낌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가슴의 느낌,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그것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중요한 흔적을 남긴다.
모든 상황들을 종합해볼 때 자신의 중심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널려있는 수많은 도구들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하지만 인생의 진실은 이러한 과정이 단시간내에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기 영혼의 격에 맞는 딱 그만큼만 시행착오를 줄이며 나아간다.
때론 좌절스럽고 때론 의기양양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우리 영혼에 주어진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2008. 6. 18.
세상 모든 이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그날을 꿈꾸며...
- 전용석(「아주 특별한 성공의 지혜」. 「나를 사랑하며 산다는 것」의 저자) ☞ 칼럼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