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병법을 중심으로 했던 과거의 우리 협상 방법들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적용할 수 있도록 재조명하여 세계가 하나처럼 움직이는 이 시대에 동양과 서양의 협상 기술들을 우리의 관점에서 풀어 보았습니다. 이미 친숙한 내용이기에 이 장을 읽은 후 쉽게 우리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1계 만천과해(瞞天過海)
‘만천과해’란 하늘을 속이고 바다를 건넌다는 뜻으로 현실세계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나 그만큼 치밀하게 자신의 계획을 노출시키지 말고 일을 진행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수나라는 진나라를 정복할 때 양자강 역에 군대를 끌고 가서는 침입을 하려다 말고, 또 하려다 마는 전술을 썼다. 이에 진나라는 처음에는 이러한 수의 움직임에 군대를 정비하고 태세를 갖추었으나 수가 이러한 행동을 계속하자 나중에는 수나라 군대가 침입하려는 기미가 보여도 긴장을 늦추게 되었다. 결과, 수나라는 진나라 군대가 허술한 틈을 타서 그 땅을 정복하고 중국을 통일할 수 있었다. 이 전쟁에서 수나라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침공 계획을 치밀하게 세운 후 이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36계에서 의미하는 '만천과해' 전략을 현대에 적용해 본다면 남을 속이기 위해 꾀를 부리는 기만술과는 다르다. 자신이 목적한 바를 달성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갖고 자신의 정보를 은폐하는 것에 더욱 가깝다. 따라서 협상에 임해서 '만천과해' 전술을 사용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속이고 기만하는 것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획한 목적 달성을 위하여 중요한 정보를 은폐하고 결국 얻고자 하는 바를 얻는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협상을 진행하며 알게 모르게 자신의 매우 중요한 정보를 노출시키는 경우가 많이 있다. 물론 직접적으로 자신의 정보를 노출 시키지는 않지만 아무 생각 없이 내뱉는 조그만 정보들이 상황에 따라서는 매우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협상 전문가들은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침묵'을 꼽기도 한다. 협상테이블에서는 가능한 한 자신의 정보를 노출시키지 말라. 그리고 자신의 정보를 공개해야 할 때도 가능한 한 자신의 궁극적 목적은 감추고 표면만을 이야기 하라. 물론 상대방이 이러한 당신의 전략을 눈치 채게 해서도 안된다. 하늘을 속이고 바다를 건너듯이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상대방을 멋지게 속일 줄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상이 끝나서도 상대방이 속았다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 적당히 자신의 목표와 계획을 알리지 않아야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실직을 해서 집을 팔아야 하는 입장이라면 실직 사실을 이야기해서 상대방으로부터 동정을 바라는 것이 나을까? 천만에 말씀이다. 만약 상대방이 이 사실을 안다면 어차피 팔아야 할 것이란 생각을 하며 가격을 더 깎으려 들 것이다. 숨길 것은 확실하게 숨기는 전략, 병법 36계에서 가르쳐 주는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