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시장의 전략가, 제품 기획에서 소비까지 책임진다 마케팅 컨설턴트 송윤희(31. 칼슨마케팅) |
글 / 김미량 (webpd@women-net.net) 위민넷 웹PD
바야흐로 소비의 시대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제품이 등장하고 기업은 전세계를 무대로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팔 것인가. 최근 마케팅 직종이 주목받고 있다. 제품의 기획과 생산 그리고 시장에 런칭하고 소비자가 구매하도록 만든 다음 제품의 사후관리까지의 모든 과정이 바로 마케팅이다. 2000년도만해도 국내에 마케팅 컨설팅회사는 거의 전무했다. 하지만 IMF를 거치면서 기업들은 국제적인 경영으로 변화를 모색하게 되었고 마케팅이라는 전문적 개념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지금은 외국계 전문회사에서부터 국내 회사까지 많은 마케팅컨설팅사들이 경쟁하고 있으며, 대학생 희망직종 조사에 손꼽히고 있다. 대학에서 국제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마케터를 희망하는 이나리(3. 동덕여대) 씨가 칼슨마케팅그룹 코리아에서 일하는 마케팅 컨설턴트 송윤희 씨를 만나 마케터의 세계를 들여다 보았다.
이나리(이하 이) 언제부터 마케팅 직종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특별한 계기가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송윤희(이하 송) 전공이 경영학인데 1학년 때 '마케팅 원론'이라는 강의를 우연히 들었어요. 마케팅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도 너무 흥미로워서 그때부터 교수님을 쫓아다니며 관련 책을 소개받아 읽고 마케팅 관련 아르바이트를 찾아서 하곤 했죠. 대학 4학년 때는 ‘삼성 대학생 마케팅페어’에 참가했는데, 삼성의 노트북을 교내에서 프로모션을 통한 광고 후 인지도를 조사해서 그 결과로 점수를 매기는 대회였습니다. 거기서 금상을 수상했죠. 그리고 졸업 후 마케팅컨설팅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이: 마케터로 일하기 위해서 전공이 어느정도 중요한지 알고 싶어요. 송: 실무에서 보면 다양한 전공자들이 일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경영과 전혀 관계없는 인문학 전공자들도 많아요. 마케팅은 학문적인 개념보다는 실질적인 공부이면서 현장공부입니다. 마케팅의 대상은 시장이며, 소비자죠.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을 읽는 눈과 감각이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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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의 대상은 시장이며, 소비자죠.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을 읽는 눈과 감각이 더 중요합니다." | 이: 요즘 여대생들에게 인기있는 직종 중의 하나가 마케팅·홍보직종입니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실제로 여성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지 궁금합니다. 송: 마케팅 직종에 여성들이 강한 매력을 느끼는 것은 아마도 다이나믹한 특성 때문인 듯 합니다. 게다가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부분도 여성에게 유리한 측면이죠. 하지만 무엇보다 지금 마케팅의 대상은 바로 여성입니다. 여성 소비자가 시장의 주체라는 거죠. 여성의 니즈는 여성이 잘 알고 있으니, 이 분야는 앞으로 여성들이 많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무에서 여성을 만나기는 쉽지 않아요. 특히 조언을 해줄만한 선배 마케터를 만나긴 더욱 어렵구요. 외국회사는 이미 절반 이상이 여성인 경우도 있지만 국내회사는 아직 여성들이 별로 없습니다. 마케팅 직종은 일이 고되고, 빠른 감각을 요구하기 때문에 임신과 출산의 시기를 겪으며 여성들이 많이 떠나는 것도 하나의 이유이겠죠.
이: 구체적인 업무환경은 어떻죠? 필요한 적성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송: 트랜드에 민감하고 분석적인 사고, 시장 전체를 보는 눈 등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타고 난다기 보다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마케터, 특히 마케팅컨설팅 대행사에 일하는 경우 매우 많은 업무량을 소화해야 합니다. 일단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야근의 연속이고 휴일에도 일을 합니다. 여성에게 힘든 부분이 있다면 바로 체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컨설팅 대행사에서 일하는 경우 프로젝트 담당자로서 클라이언트를 관리해야 하는데 보수적인 남성 클라이언트의 경우 여성 마케터를 신뢰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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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구체적인 미래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었어요" | 이: 마케팅 컨설턴트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송: 제가 처음 맡은 일이 브랜드컨설팅이었습니다. 브랜드컨설팅이란 브랜드리뉴얼이나 신규 브랜드 작업을 말합니다. 처음 신규 담배 브랜드 개발 작업을 약 10개월 진행했습니다. 기획에서부터 제품 패키지 개발까지 정말 매일 밤새우다시피 일을 했어요. 처음 제품이 출시되던 날 편의점에서 제품을 확인하던 그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테스터마케팅이라는 작업을 합니다. 시장전략을 세우는 단계로서 어떤 제품이 어떤 소비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어필할 것인가 치밀한 사전조사와 전략을 세우는데 제 전략기획서대로 반응이 나타날 때 정말 기쁘죠.
이: 컨설팅대행사에서 일하는 경우와 기업의 브랜드매니저로 일하는 경우 업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고 싶어요. 송: 대행사에서 일하는 마케팅컨설턴트는 프로젝트별로 일을 합니다. 하나의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른 프로젝트를 맡죠. 따라서 다양한 제품의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어요. 다양한 제품, 다양한 시장, 다양한 소비자 등 그렇게 일하다 보면 시장에 대한 넓은 안목을 갖추게 됩니다. 매번 긴장하지만 하나의 프로젝트가 끝나고 성취감을 바로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의 브랜드 매니저로 일하면 하나의 브랜드가 태어나 죽을 때까지 제가 매니징한다는 매력이 있습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거죠. 이 또한 매우 매력적입니다.
이: 송윤희 컨설턴트는 개인적으로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송: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려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합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관련 모든 지식을 공부합니다. 책 뿐만아니라 눈문을 찾아 읽으면서 그 분야 전문가로 변신하는 거죠. 저 역시 훗날 대학에서 강의를 하거나 마케팅 분야의 책을 내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대학원에 진학해서 공부하고 있죠. 업무가 많아 매우 바쁘지만 미래를 위한 준비도 게을리 할 수 없잖아요.
이: 마케팅 컨설턴트로 일해 오면서 느낀 필요한 자세가 있다면요? 송: 처음 입사해서 배운 것이 바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을 모르니 처음에는 시키는 일만 하게 되는데 거기에 머무르면 발전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내 일이라는 생각으로 찾아서 해야 합니다. 그 다음엔 직업의식을 가질 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경력이 쌓이면서 시장을 보는 감각도 생기고 자신이 어느 정도 성장했는지 깨닫게 됩니다. 이 때가 바로 직업의식을 갖고 매진할 때입니다. 성공한 마케터들의 특징이라면 정말 무섭게 공부한다는 것입니다. 휴일에 회사에 나와 공부하는 분을 본 적도 있어요. 결국 공부한 만큼 실력 차이가 나기 마련입니다.
이 : 막연하게 생각하던 마케팅직종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어 너무 기뻐요. 인터뷰 내내 학교 수업시간에 들었던 얘기가 함께 떠올라 참 신기하기도 했어요. 취업준비를 위해서 지금 휴학중인데 이 기간을 충분히 활용해야겠다는 마음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인 미래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된 시간이었습니다.
마케팅컨설턴트에 대한 몇 가지 궁금증
진로/ 홍보, 광고 기획사, 마케팅컨설팅회사, 기업의 마케팅, 홍보부서, 그리고 연구소 등 여러 분야에서 마케터들을 필요로 하며, 네이밍 회사나 조사(리서치)회사로 진출하기도 한다. 대행사 등에서 계속 경력을 쌓은 후에는 개인 컨설팅회사를 세워 독립하거나 대학 등에서 강의를 하기도 한다.
입사준비
- 마케팅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영어공부에 힘써라. 수치상의 토익점수가 아닌 실질적인 실력, 즉 정확히 의사를 전달할 영어구사능력과 영역능력은 필수이다. 영어로 프리젠테이션을 하거나 영어자료를 읽고, 영문으로 서류를 작성하는 일은 업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 책을 많이 읽어라. 마케팅 관련 신간서적을 빼놓지 말고 읽는다는 목표를 세워두는 것도 좋을 듯하다.
- 대학시절 가능하다면 통계학 관련 과목을 공부해라. 분석적인 사고없이 감각만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다. 명확한 통계자료 분석을 통한 합리적인 사고는 기본이다. 실무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고 나서 대학원을 가도 늦지 않다.
- 인턴십과 공모전을 활용해라. 인턴을 뽑을 때는 학벌보다 인성과 잠재력, 그리고 얼마나 그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하는지 열의를 중요시한다. 따라서 지원할 때부터 그 회사에 대한 기초지식은 기본중의 기본이다. 인턴십을 거쳤다고 전부 입사하는 것은 아니다.
인턴들은 딱 두 종류다. 하나는 시키는 일만 하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경우, 또 다른 하나는 정말 열심히 뛰며 자신을 알리는 경우. 당연히 입사의 기회는 후자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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