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수행가가 큰스님을 찾아왔다
"스님, 도(道)는 어떻게 닦는 것입니까?"
큰스님이 대답했다
"도는 닦는 것이 아니여. 배고프면 밥먹고, 졸리면 자는 것이지."
도무지 알수 없는 어려운 대답이다
그렇다면 커피 고수에게 물어보자
'가장 맛있는 커피란 무엇입니까?"
고수가 대답했다
"잘 볶은 커피가 맛있는 커피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커피 한잔의
가치입니다."
커피 한잔의 가치.
대답이 진하고 묵직하다
무슨 뜻인지 지금의 우리는 아리송할 뿐이다
그러나 보헤미안의 박이추 선생의 이 대답이
그의 커피 맛을 닯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몰래 몰래 손님들을 훔쳐본다.
어떻게 커피를 마시는지 설렘으로, 두려움으로 몇 번의 눈길을 보낸다.
가게문을 나서는 뒷모습과 함께 손님이 비워낸 커피 잔까지.
한낱 음료에 그 정도로 신경을 쓸 필요가 있느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특별히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고 정직과의 직면이 아닐까?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꿈꾸며 강릉에 정착한 박이추 펜션카페 보헤미안 대표.
지금도 그는 늘 커피콩을 직접 볶으며 커피와 사랑의 대화를 나눈다.
지난 2000년 강릉 오대산에 정착한 이후 경포, 연곡을 거치며 강릉에 전통 커피를
보급하고 있는 박이추 선생은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커피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구수한 커피향이 카페향에 진하게
배어있다.
사실 그의 카페 앞만 지나가도
코끝을 자극하는 커피향에 고개가 저절로
돌아간다.
이렇게 커피향이 진하게 멀리까지 나는 것은
그가 늘 커피콩을 볶기 때문이다.
그는 사나흘에 한 번씩 커피콩을 볶는다.
가스 불 위에 원통을 올려 돌리는 다소 고전적인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제대로 커피를 만들려면 인간이 먼저 돼야 합니다. 커피 한잔을 맛있게 마시려면
몸과 마음, 커피가 하나가 돼야 하니까요. 뭐든지 기술보다 사람이 먼저 입니다.
요즘은 커피를 만드는 사람들이 한잔의 커피보다 100잔의 커피에 비중을 두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박이추 선생이 커피와 인생을 함께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중반이었다.
재일동포인 그는 1950년 일본 규슈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마치고 목부일을 배워 79년 귀국,
경기도 포천에서 목장을 시작했다.
당시 그가 꿈꾸던 삶은 유토피아였다. 함께 일하고 함께 생활하며 평화롭게 사는 그런 삶….
그러나 현실은 녹녹하지 않았다.
그런 고민속에 80년대 `평생을 걸 만한 일거리'를 찾다가 커피와 만났다.
보헤미안, 그의 카페에는 보헤미안에 대해 설명한 글귀가 적혀 있다.
“능력있는 정신의 소유자! 지식과 교양이 온 몸에 배어있으면서 진솔과 야성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현대적 정신의 `보헤미안'이라 할 수 있다.”
이 보헤미안 같은 삶이 바로 박이추 선생의 삶이 됐다.
대학로에 카페를 연 이후 그는 늘 입버릇처럼 바다가
보이는 곳에 카페를 차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겠다고
말했고 2000년 오대산에 정착하면서 그 약속에 근접했다.
그러다 2001년 경포 카페촌으로 옮겼고
다시 2004년 강릉시 연곡면 영진리 해안가에
펜션카페 보헤미안을 차렸다.
사실 경포 보헤미안 카페도 장사는 잘됐다.
경포가 카페촌으로 워낙 유명한데다 박이추 선생의 커피 맛을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으면서
늘 이곳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과감히 연곡 해변 영진으로 카페를 옮겼다.
바다가 보이고 인적이 드물며 평온하다는 것이 옮긴 이유였다.
그는 이곳에서 커피에 대해 좀더 깊이있게 몰두하고 연구할 것이다.
“커피에는 사람을 사로잡는 깊은 에너지가 숨어 있습니다.
커피가 지닌 진가를 뽑아내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커피를 통해 세계인과 마음을 나누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박이추 선생은 오늘도 로스팅 기계에서
커피콩을 볶으며 커피와 사랑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무엇보다도 저는 보헤미안과 아무런 금전적, 정신적 관계가 없습니다만
커피를 이야기하면서 맛있는 커피, 열 하고도 다섯잔 가운데에서도 가장 첫손에 꼽는
보헤미안의 박이추 선생을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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