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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카를 융, 기억 꿈 사상 /칼 구스타프 융

명호경영컨설턴트 2012. 9. 16. 20:26

 

카를 융, 기억 꿈 사상 - 칼 구스타프 융 (지은이), 조성기 (옮긴이) | 김영사

 





심리학자 칼융의 사상과 생애의 정수를 담았다고 할 수 있는 자서전. 융의 제자요 여비서인 아니엘라 야페가 융의 나이 82세이던 1957년부터 5년 가까이 그와 대담을 해서 모아진 글들을 다시 융이 한 문장 한 문장 손보아서 만들어졌다.

무의식의 깊숙한 밑바닥에 놓여 있는 자기(self)가 집단무의식을 담지한 원형의 세계라면, 보다 표면적인 자아(ego)는 의식과 분별의 세계이다. 이성의 왕국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은 자아의 세계가 전부라고 착각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중심은 아니다.

원형의 세계, 곧 자기는 끊임없이 자아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전하려 한다. 그 매체는 바로 꿈의 상징들. 꿈은 나를 넘어선 세계와 나의 세계가 연결되는 지대, 무의식과 의식이 통합되는 지대, 문명화된 세계의 손상된 삶이 온전히 회복되는 지대인 것이다.

융은 이 책 전편에 걸쳐 자신과 다른 많은 이들의 꿈과 환상을 분석하고, 그 과정을 통해 자기가 자아에게 보내는 신호들을 포착하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법학과 신학을 전공한 소설가 조성기 씨가 번역을 맡았다.



나는 그 순간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내 유년시절의 영원성이 번개와도 같이 내게 깨달아졌기 때문이다. 이 ‘영원성’이 의미하는 바는 곧 내가 열 살이 되었을 때 분명해졌다. 나 자신과의 불화와 거대한 세계 속에서의 불확실성은 나로 하여금 그 당시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어떤 조치를 하게 했다. - p.48 중에서

드디어 나는 악과 그 세계장악력을 알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인간을 어둠과 고통으로부터 구원하는 데 악이 맡은 신비로운 역할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고 여태껏 있어왔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괴테는 나에게 예언자라 할 만했다. 그러나 그가 메피스토텔레스를 단순한 놀이나 요술로 순식간에 해치워버린 것은 용서할 수 없었다. 그것은 나에게는 지나치게 신학적이요, 너무 경박하고 무책임한 일로 보였다. 괴테도 악을 해롭지 않은 것으로 여기도록 하는 간교한 주장에 빠져들었다는 사실을 나는 무척 유감스럽게 생각했다. - p.118 중에서

우선 나에게 인상깊었던 것은 아니마의 부정적 측면이었다. 보이지는 않지만 거기 있는 것이 느껴지는 그녀 앞에서 나는 좀 주눅이 들었다. 나는 그녀와의 관계를 다르게 맺으려고 시도하여 내 환상의 기록을 그녀를 향한 나의 편지라고 간주했다. 이를테면 나의 의식과는 다른 관점을 취하는 나 자신의 어떤 부분에게 편지를 보내는 셈이었다. 그런데 나는 뜻밖의 특이한 회답을 받았다. 나 자신이 마치 한 여성적인 혼에 의해 분석을 받는 환자처럼 여겨졌다! - p.304 중에서



칼 구스타프 융 (Carl Gustav Jung) - 독일의 정신분석학자. 스위스 케스빌에서 태어나 바젤 대학과 쮜리히 대학에서 의학 공부를 하였던 정신과 의사이자 분석심리학의 기초자이다. 의학, 고고학, 신비주의, 철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지니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인간 정신의 이해에 지대한 공헌을 한 창조적 사상가이다.

정신분열증 연구에 정신분석의 방법을 최초로 적용한 융은 1906년에서 1913년까지 프로이트와 함께 연구 활동을 하기도 했으나 프로이트의 유아성욕론과 본능적 충동의 강조, 그리고 정신 내용을 개이적 경험에만 한정시킨 것 등에 대해 반대하고 그와 결별하였다.

대신 융은 개인 경험뿐 아니라 종족적인 경험에 의해서도 인격 형성이 영향을 받으며, 성적 욕구보다도 도덕적이며 정신적인 가치관에 의해 인간 행동이 결정되기도 한다는 생각을 기초로 분석심리학의 이론을 체계화했다.

그가 인간 정신의 연구에 크게 기여한 것이 있다면 모든 인간의 영혼에는 이른바 '집단 무의식'이 존재한다는 가설이다. 개인적 경험과는 상관없이 조상 또는 종족 전체의 경험 및 생각과 관계가 있는 원시적 감정, 공포, 사고, 원시적 성향 등을 포함하는 집단 무의식 개념이 등장하면서 그 이전까지 주목 받지 못했던 신화, 전설, 꿈, 환상 등이 인간 정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부각되었다.

대표적인 저술로는 <정신분석의 이론>, <심리학과 종교>, <영혼을 찾는 현대인>, <심리학적 유형>, <미발견의 자아>, <심리학과 연금술>, <인간과 상징> 등이 있다.

조성기 - 1951년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71년 '만화경'으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1985년 <라하트하헤렙>으로 제9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고, <야훼의 밤>으로 제4회 기독교문화상을, 1991년 중편 '우리시대의 소설가'로 15회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2008년 현재 숭실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 <왕과 개>, <굴원의 노래>, <통도사 가는 길>, <안티고네의 밤>, 장편소설 <천년동안의 고독>, <아니마, 혹은 여자에 관한 기이한 고백들>, <우리 시대의 사랑>, <에덴의 불칼>, <홍루몽>, <난세지략>, <유일한 평전>, <한경직 평전>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카를 융, 기억 꿈 사상> 등이 있다.


    

옮긴이 서문-자서전 문학의 백미 6

일생을 사로잡은 꿈-유년시절
검은 옷을 입은 남자 23
불화와 불확실성 속에서 38

이제 반항아가 가까이 오도다-학창시절
신경증 발작을 일으키다 55
너는 누구냐? 68
자연과 사원 86
두 인격의 어머니 95
악의 기원 111
칸트와 쇼펜하우어를 읽다 123
자연과학 vs. 신의 세계 139
여행과 환상, 매력적인 모험의 세계로! 146

아름다운 시간들-대학시절
파우스트와 요한복음 163
아버지의 죽음과 궁핍한 시절 177
차라투스트라는 니체의 파우스트 191
정신의학에서 길을 찾다 203

상처입은 자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
환자들 221
꿈의 분석 248
집단무의식의 원형에 대하여 259

프로이트와의 만남
이론적인 불화 275
리비도의 변환과 상징 291

내 안의 여인 아니마
신화와 환상 315
필레몬과의 대화 329
죽은 자를 향한 일곱 가지 설법 344

연금술을 발견하다
의식과 무의식의 관계 365
성배전설과 동물 상징 383

아, 내 가슴에 두 영혼이 살고 있다
죽은 자들과 소통하는 곳 401
카르마 415

여행
북아프리카, 순진한 인류의 청소년기로! 427
푸에블로 인디언, 자기 자리에 있는 사람들 441
케냐와 우간다, 아프리카의 고독을 겪다 453
인도, 이방의 문화에서 유럽의 뿌리로! 487
라벤나와 로마, 보이는 환상과 보이지 않는 실재 504

환상들
생의 한계점에 이르러 513
융합의 신비...


    

융의 사상과 생애를 완성하는 최후의 자서전!
그의 사상세계로 들어가는 흥미진진한 입문서!


이 자서전은 가히 융의 사상과 생애의 정수를 담았다고 할 만하다. 융의 제자요 여비서인 아니엘라 야페가 융의 나이 82세이던 1957년부터 5년 가까이 그와 대담을 한 결과 엮은 글을 융이 한 문장 한 문장 손보았다. 무의식의 깊숙한 밑바닥에 놓여 있는 자기(self)가 집단무의식을 담지한 원형의 세계라면, 보다 표면적인 자아(ego)는 의식과 분별의 세계이다. 이성의 왕국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은 자아의 세계가 전부라고 착각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중심은 아니다. 원형의 세계, 곧 자기는 끊임없이 자아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전하려 한다. 그 매체는 바로 꿈의 상징들. 꿈은 나를 넘어선 세계와 나의 세계가 연결되는 지대, 무의식과 의식이 통합되는 지대, 문명화된 세계의 손상된 삶이 온전히 회복되는 지대인 것이다. 융은 이 책 전편에 걸쳐 자신과 다른 많은 이들의 꿈과 환상을 분석하고, 그 과정을 통해 자기가 자아에게 보내는 신호들을 포착하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준다.
한 인간의 정신의 깊이와 폭이 얼마나 깊고 넓을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이 자서전에는 자신의 사상과 분석심리학을 형성해가는 융의 삶의 궤적이 감동적으로 서술되고 있다. 융은 유년시절에 이미, 황금빛 햇살이 초록 나뭇잎들 사이로 비치는 밝은 대낮세상의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동시에 무섭고도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들로 가득 찬 피할 길 없는 어둠의 세계를 예감한다. 대수(代數)를 아주 자명한 것으로 큰소리치는 수학선생에게서 불안을 느낀 학창시절에는 성서와 신에 대해 의문을 품고서 괴테의 <파우스트>와 칸트와 쇼펜하우어와 자연과학에서 답을 찾고자 했으며, 대학시절에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궁핍해졌으나 니체를 읽고 마침내 정신의학의 길로 들어선다. 마술사와 같은 명의(名醫)로 명성을 얻어 수많은 환자들의 꿈과 환상을 분석하면서 새로운 정신의학의 길을 개척한 과정, 프로이트와의 만남과 결별, 신화와 환상을 통한 인간 마음의 진실에의 접근, 정신의 불멸과 맞닿은 ‘신의 문제’와 정신의 사멸과 맞닿은 ‘죽음의 문제’에 대한 탐색, 연금술의 발견 등, 의식과 무의식의 통합을 이룩한 한 위대한 인간의 가장 충실한 자기실현의 역사가 오롯이 드러난다.
융의 자서전은 이전에도 몇 차례 국내에서 번역 출간되었으나, 심리학의 기초를 이루는 의학과 자연과학뿐 아니라 역사와 신화는 물론 신학과 연금술을 넘나드는 카를 융의 생애와 사상을 다른 언어로 정확하게 번역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외국어실력뿐 아니라 인문 전 분야에 대한 소양, 정확한 한글문장을 구사할 줄 아는 능력, 카를 융처럼 신에 대한 갈등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이 책의 번역에 둘도 없는 적임자인 ‘우리 시대의 소설가’ 조성기는 카를 융 자서전 번역의 결정판을 내놓았다.

 

출처 : Joyful의 뜰
글쓴이 : Joyfu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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