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테크/동아기획이야기

은행퇴직

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7. 23. 06:47

샬롬

오늘부터 수요편지를 계속적으로 기재합니다.

우리은행 본부장으로 지냈는 지인의 글입니다.

너무 소박하고 진실하고 현장 체험의 글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본 그대로를 적은 글입니다.

 

 

[은행퇴직7/23]

은행원에게 아름다운 은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전에 어떤 경찰관의 정년퇴임식에 가 보았는데 소속경찰서의 모든 경찰관이 참석한 가운데 부부가 같이 참석하여 꽃다발도 받고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누구보다도 부인이 만감이 교차하는 듯 하였습니다. 어떤 조직에서 30년이나 40년을 근무하였다면 당연히 그 조직은 아름답게 은퇴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냐 합니다. 당사자가 해 달라고 할 수는 없겠죠. 그러나 우리 은행원은 너무 삭막합니다. 얼마 전 명퇴하신 지점장 한분은 누구에게도 전화 한 통 없고, 안내 소식하나 없고, 당일이 되니 행번이 없어져 퇴직을 실감했다고 합니다. 또 어떤 본부장은 고객에게 인사를 하고 오니 후임본부장이 벌써 기다리고 있어 바로 자리를 비워주고 집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얼굴로 영업을 하는 조직에서는 사람을 아껴 주어야 합니다. 그것은 은퇴 시 어떤 대접을 받는가를 보면 짐작이 가는 일이기도 합니다.


전번 토요일 카누를 타러 갔습니다. 부산은 강과 바다가 어우러져 수상스포츠를 즐기기 천국인데도 실상은 그러하지 못합니다. 부산 조정경기장에서 아주 매력적인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분은 조정에서 국가대표 선수생활을 십년이상하고 메달로 많이 따고 훈장도 받은 분입니다. 코치와 감독을 넘어 이젠 수상스포츠 대회 관련 사업을 하고 계시면서 아직도 전국체전에 선수가 부족하면 참가하기도 하는 분입니다. 조정경기장 한편에 컨테이너 하우스를 만들고 경기장비와 각종 보트, 카누, 카약 등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 또 후배들도 돌보면서 시민들에게 수상스포츠의 세계로 안내하는 일에 열정을 바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경기시설 중 예고하지 않은 댐의 방류로 수억의 피해를 보고 망연자실해 합니다. 국가기관이 수상스포츠 경기 시설을 발주하고 진행 중 댐 방류의 사실을 통보해 주지 않아 많은 피해를 입었어도 한마디 사과도 없고 피해 보상도 없어 그냥 사업이 망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일들이 한 두건이 아니겠지만 당하는 사람의 입장으로는 일생의 사업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입니다. 그 분은 왜 자기가 국가를 위해 그렇게 열심히 훈련하고 경기를 하였는지를 반문하며 신중하게 이민을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그 분은 경기나 훈련 부문에도 권위자이지만 경기용 선박의 건조나 수리에도 뛰어난 기술을 가진 아까운 국가재산입니다.


특히 운동선수의 경우 운동을 열심히 하고 성적이 뛰어 날수록 노후의 생활이 힘들어하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국가에서 사회체육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국가는 손익계산서를 단기적으로 또 업적중심으로 작성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도 국가의 명예를 위해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태능선수촌의 선수들, 또 이름 없는 무명 선수들, 이들이 후일 선수생활을 마친 후 국민들의 체력향상을 위한 도우미로 활동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는다면  나라는 건강해지고 국민들은 행복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경험은 과연 필요가 없어질까요?

미래의 모습을 현재에는 볼 수가 없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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