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에 되갚아야 하나 용서해야 하나?
Q: 2001년 9월,인류는 역사상 최악의 테러를 경험했다. 이에 대해 보복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 보복은 또다른 테러를 낳는 악순환의 고리일 뿐이라는 견해가 맞서고 있다. 신앙인은 원수를 갚아야 할까? 용서해야 할까?
A: 흔히 원수 갚는 일에 대해 말할 때 “여자 같은 멸망할 바벨론아 네가 우리에게 행한 대로 네게 갚는 자가 유복하리로다 네 어린 것들을 반석에 메어치는 자는 유복하리로다”(시 137:8∼9)라는 구절을 인용한다. 이 구절은 무너진 예루살렘과 잡혀온 이스라엘 사람들의 원한과 탄식, 혹은 이스라엘을 멸망시키고 자기들을 포로로 잡아온 바벨로니아에 대해 복수를 비는 기원이라고도 볼 수 있다. 포로가 된 이스라엘 백성이 귀환을 바라며 시온을 그리워하는 일종의 ‘유랑민의 발라드’나 다름없는 고백이다.
이 시는 비탄의 날을 회고하고 국치민욕과 포로생활을 슬퍼하며 원수를 갚아주기를 비는 보복의 기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 구절은 크리스천들에게 혼란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이런 복수를 금하시고 대신, 사랑의 법칙을 말씀하셨다(마 5:38,눅 6:29∼30). 따라서 이 시는 복수심 고취가 아니라 복수로 멍든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탄원의식(儀式)’으로 해석돼야 한다. 이는 원수를 향해 타오르는 적개심을 서서히 없애는 의식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탄원의식은 적개심의 축적이 아니라 원수를 용서하는 영적 체험의 승화를 의미한다.
- 민영진 박사(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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