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에는 자장면집이 네 개 있습니다. 서로 원조집이라고 하죠. 아름답고 조용한 섬 마라도에 원조집 경쟁이 어울리지 않는 다고요. 여기 사진이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서비스가 과하게 친절한 점은 손님입장에서 환영할 만 하더군요. 그 중에 가장 열을 올려 원조집임을 강조하는 한 곳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그 열정으로 맛에 더 신경썼으면...'
저 하늘과 저 바다, 신선한 해물에 한라산 소주. 자장면이 맛이 없기도 참 힘이 든 조건입니다. 그런데 별 맛은 없었습니다. 배가 많이 고팠는데도 말이죠. 같이 먹었던 선배의 말을 빌리자면 '익숙한 맛과 기괴한 맛의 중간쯤'이라고 합니다.
마라도의 깨끗한 환경과는 확실히 대비가 되는 식당 외관을 만들어놨더군요.
대한민국에서 해물자장면을 처음 개발하고 방송에 알려진 집!
이 집이 바로 제~일 처음 생긴 자장면집입니다.
구구절절 쓰는 것 보다는 예쁜 집 한 채가 있었으면, 그리고 그 집에서 소박한 자장면 한 그릇이 나왔으면 더 좋았을 걸...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절박한 심정은 모르는 바 아니지만, 조그만 섬 마라도에서 이웃사촌이기도 한 자장면집 네 곳이 자연스레 잘 어우러질 수는 없었던 걸까요.
지금까지 TV 20회 이상, 신문, 서적 등을 통해 연이어 집중방송! 및 보도된, 여러분들께서 잘 알고 계시는 유명한 자장면집입니다. 위 내용은 공정위법 의거 허위 및 과장광고에 관한 법에 위배되지 않는 사실입니다.
이쯤되면 무섭기까지 합니다.
방문하신 분들이 맛있다는 사인지를 10만여장 남겼다고 하네요. 제가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고는 주인 아주머니로 추정되는 분이 달려오셔서 "예쁘게 찍어서 올려주세요"라는 말을 반복하고 사라지셨습니다. 예쁜 말만 올려드리지 못해 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하지만 관광객인 소비자들의 생각을 잘 알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 그 아주머니를 위해서도, 마라도 관광을 위해서도, 그리고 제가 사랑해 마지 않는 제주도를 위해서도 좋은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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