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테크/동아기획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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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호경영컨설턴트 2008. 12. 11. 06:27
날마다 출근을 해야하는 나는 휴일 연휴를 택해 시골에 계시는 어머니를 뵙기위해 버스를 탔다. 백세를 넘기신 친정 고모님의 말씀대로 옛날,집집마다 소쿠리 장만 하듯  장만하는 흔한 자동차 한대도 없는 나로선 버스를 몇번씩 갈아 타면서 가야하는 산골인 그곳을 틈만 나면 후다닥 다녀오기를 자주한다. 고속도로는 나들이 나온 차량들 때문에 몸살 이다.  어린이 날이 겹친탓도 있으려니와  이를데 없는 찬란한 오월의 햇살이 모두를 그냥 침침한 집안에 가두어 둘 리없기 때문일 것이다.산 과 들은 초록빛 물감을 흘려 놓은듯, 나무들 마다 연둣빛 새순들이 세상을 향해 고개를 내밀고, 다자란  푸른 보리밭 이랑은 단정한 아낙의 가르마 머리 처럼 줄따라 다 팬 보리이삭이 싱그런 바람에 이리저리 고개를 흔들고 있다. 아스팔트 포장이 잘된 요즈음 시골길(국도)은  벚꽃나무며,철쭉,코스모스 까지 철따라 정성껏 아름답게 가꾸어 자기들의 고장을 잊지 못하고 또다시 찾아오게 한다.농번기 때문인지 한적한 시골길을 달랑 세사람의 승객만을 태우고 버스는 달린다. 한낮의  맑은 시골길 위의 작열하는 태양빛은 뜨겁고 적막한 산골집 검둥이가 가금씩 오는 손님을 알아보고 꼬리를 흔든다. 대밭을 스쳐가는 바람소리와 맑은 새 소리,이따금 오래된 감나무 가지에서 바람에 날려 떨어져 내려 앉는 이파리 소리, 풀잎을 스쳐가는 바람소리 마저도 고요를 부추겨 침묵 하게하는 오후,어느새 저만큼 늙으신 어머니는 반가움에 못이겨 또다시 눈가가 젖는다. 언제나 보고 또 보아도 그립던 내 어머니의 어느새 뼈 밖에 남지않은 손등을 만져보고 굽은등 을 쓰다듬어 나는 가슴에 담는다. 잊지 않기 위하여, 퍼내고 퍼내도 마를이 없는 가없는 내 어머니의 사랑을 말이다.  오늘 저녁은 한이부자리 에서 이제는 쪼그라들어 조막만 해진 내어머니의 가벼워진 몸을 꼭 껴안아 나를 안아 주시던 그사랑을 조금 이라도 되돌려 드려야 하겠다.
출처 : 선이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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