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인연이 계속되기를
- ‘울산 자연축제 열차여행’ 방송 후기 -
지금으로부터 딱 2년 전, 울산MBC에서 ‘울산대공원’ 개장을 기념하며 만든 20분짜리 특별 방송을 진행했었다. 울산 시민에게는 커다란 선물이 된 110만평의 대공원. 나와의 인연은 그 때부터가 아니었을까.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은 어찌될지 모른다더니, 이번 촬영에서 장미축제가 열리고 있는 울산 대공원을 다시 찾게 되었다. 방송 반 인연 반(?)으로 다시 찾은 울산. 줄기만 있던 나무에는 꽃이 피고, 개장을 앞두고 있던 대공원에는 축제가 한창이다. 2년이라는 시간동안 바뀐 것도 그대로인 것도 많구나. 촬영은 그렇게 시작됐는데, 울산 MBC에서 같이 근무했던 친구들(?)이 하루 종일 계속된 촬영 장소에 계속 함께 다녀주어 K사(KBS) 방송을 위한 촬영을 M사(MBC) 직원들이 도와주는게 이상하지 않냐며 서로 웃기도 했다.
속된 말로 “예쁜 것들은 얼굴값 한다(?)”고 했던가. 장미가 꼭 그 짝이다. 날씨를 비롯한 환경에 어찌나 민감한지 연이어 며칠간 내린 비로 오전 10시쯤에 만났을 때는 이미 죽은 것처럼 축 쳐져있더니만, 구름에서 비켜나온 해가 쨍쨍 내리쬐는 12시가 되자 어찌나 화사하고 예뻐지는지. 빨강, 노랑, 분홍, 흰색...검은색이었다가 피어나며 빨개지는 흑장미까지. 울산 시민의 숫자와도 같은 110만 송이의 탐스런 장미들이 합창이나 하는 듯 단체로 화사해진다. 장미들의 기분(?)에 따라 장미원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달라지고, 촬영팀의 기분도 달라졌다. 장미는 꽃 중에서도 가장 예민한 꽃임에 분명하다.
어딜가나 우리에게 그 고장을 소개해주시는 지역 분들은 자기 지역에 대한 자부심 대단하다. (좋은 직업병(?)일 수도 있겠다.) 그런 자부심이 있어서 각 지역들이 그만의 개성으로 빛나는 것이겠지. 울산을 소개해주신 해설사분 역시 못지 않으셨는데, 우리나라에서 1인당 국민 소득이 가장 높은 도시, 산업화의 주역이었고 그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생태도시로 변모하는 곳에서 나고 자라셨으니 자랑스러울 수밖에 없을 거다. 대규모 공업단지 덕분에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인 ‘잘 사는 도시’ 울산은 그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울산의 경제적 저력을 과시하기도 한다. 나도 처음에 울산에 살러 내려가 ‘지방이니 당연히 물가가 싸겠지’ 했다가 오히려 그 반대임을 알고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체험 여행이 대세인 시대. 전시관도 그냥 전시관보다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전시관이 인기다. 선사시대인들이 자신의 소망을 바위에 그림으로 새겨 표현한 반구대 암각화(국보 258호)는 울산 명물인데, 이 역시 그냥 구경만 하는 것에서 넘어서 가까이서 체험해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암각화 전시관’을 마련했다. 5월 말에 개장해, 지금 울산에서는 연달아 뉴스에 나올 만큼 이슈다. 태화강에서 하는 카누체험 역시 마찬가지. 산업화의 도시 울산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에는 강 앞에 있는 아파트에서 창문을 열고 지내기 힘들 정도로 악취가 나는 오염된 물이 흘렀었다. 하지만 울산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이제는 2급수의 물이 흐르는 태화강에서 ‘바라보기’뿐 아니라 수영도 하고 카누도 타고 용선도 타볼 수 있으니 도심 속 의 자연 체험에 이르기까지, 쉬운 노력은 아니었을 거다.
자연 축제들을 중심으로 삼았지만 ‘울산만의 특징을 담은 커다란 임팩트’는 없어서 아쉬웠다. 방송도 큰 감흥 없이 무난하기만 했다는 평을 내려 본다. 하지만 ‘장미축제’와 ‘태화강 물축제’가 중심이 된 이번 아이템을 통해 자연을 보호하고 환경과 지구를 지키는 것이 경제발전보다 결코 우선순위가 덜하다고 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임을 알았다. 이 과제를 앞으로도 이어가는 울산이 되기를 바란다.
* 방송일 6/12 촬영일 6/7
* 촬영일정
울산역→ 울산대공원 장미원(장미원 외에 나비관, 산책로, 동물원, 사계절 썰매장 등이 있음) → 반구대 암각화(정몽주가 유배되어 지냈다는, 거북이가 엎드린 모양의 반구대도 절경이며, 10분 정도 걸어 들어가면 실제 암각화를 볼 수 있지만 강 건너로만 볼 수 있음. 비가 많이 오면 물에 잠김.) → 암각화 전시관 → 태화강 카누 및 용선체험(물축제를 앞두고 무료 체험을 했지만 앞으로는 유료로 바꿀 계획) → 태화강 십리대숲
다시보기주소 : http://news.kbs.co.kr/article/culture/200806/20080612/1577074.html
'세상테크 > 기차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내일로 티켓, 전국일주 배낭여행-영월’ 편 방송후기 (0) | 2009.05.13 |
---|---|
[스크랩] 철길과 하늘길 위에서 - 문경 레포츠 여행 방송후기 (0) | 2009.05.13 |
[스크랩] 김만년 기관사의 시와 열차.. 봉화 여행기 (0) | 2009.05.13 |
[스크랩] KTX 시네마 나주 여행방송 후기 (0) | 2009.05.13 |
[스크랩] 금강산 촬영기 (0) | 2009.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