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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청송 주왕산 주산지 열차여행’ 방송 후기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5. 13. 14:07

 

  

작년에도 느꼈지만, 10월 중후반까지는 카메라에 단풍 담기가 정말 힘들다. 모두들 단풍, 단풍 하지만 아직 단풍나무는 거의 찾기 힘든 때다.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울긋불긋하게 물든 산하를 화면에 담을 수 있지만, 한 발 앞서서 소개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참을성을 없애버리기에 충분하니. 아직 단풍은 이르던 이 때, 그렇다고 이 좋은 계절에 실내로 들어갈 수는 없었기에 누가 찍어도 그림이 된다는 주산지로 목적지를 정했다.
원래의 방송 목적은 ‘신비로운 주산지와 주왕산의 절경을 보여주자’는 거였지만 ‘가을’에 ‘산’을 가면서
‘가을산’ 분위기가 되지 못했기에 되레 아니 보여준 만 못한 것은 아니었는지. 결론적으로, 단풍을 보여
주자는 컨셉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풍이 없어서 아쉬운 방송이 되고 말았다. 

 

 

주산지는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아마추어가 사진에 담아도
작품이 되는 곳’
이라고 하더니만, 300년 동안 가물지 않았다는 호수의 물이 최근의 가뭄으로 많이 말라 의도
했던 장관은 보이지 않았다. 다들 사진으로 만나보셨을 그 모습, 호수에 왕버드나무가 잠겨있는 신비로운
모습을 기대했는데, 나무는 땅바닥에 뿌리를 드러내고 서있었다. 이대로 보여줄 수도, 안보여줄 수도 없으니
난감하다. 가문 부분을 피해서 찍다보니 완벽한 신비주의는 글렀다.

 

주왕산 입구 식당에서 “왜 이름이 주왕산이에요?” 질문 한마디에 신라시대 왕족 김주원에 얽힌 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주왕산은 원래 ‘돌로 친 병풍’ 같다고 해 ‘석병산’이라고 불렸지만, 김주원이 피신해 머무른
곳이며, 그가 궁궐을 짓고 산 곳이라고 해 주왕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신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는
점점 그 주인공을 신격화시키는 법인지 과장되는 이야기도 많은데, 김주원이 세운 나라에는 물이 부족해,
아래에서 계곡물을 퍼올려 먹었다는 전설이 담긴 ‘급수대’가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그 높이가 아찔할
정도로 높아서 실제로 물을 퍼올리는 것은 불가능한 높이니 말이다.

 

 

온갖 기암괴석이 있고, 바위마다 얽힌 전설과 이야기가 한 번 더 돌아보게 하는 곳 주왕산. 나도 선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제 1폭포(별명은 선녀폭포다). 학들의 슬픈 이야기가 서린 학소대. 모두 산행길에 만날
수 있는 추천하고픈 명소들이다.

방송 후에는, 앞서 말했듯, “주왕산과 주산지 모두 단풍이 빨갛게 들었을 때에 왔으면 물에 비친 단풍의
모습이 더 아름다웠을텐데”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었다. 신선이 노닐던 곳이라고 전해진다는데, 우리가 담아
온 화면의 분위기도 신선이 노닐 정도였는지 미련도 남는다. 거기다 열심히 찍은 뒷부분의 ‘송소고택’은
뉴스광장 측의 방송 시간 계산 착오로 10초 정도밖에는 소개하지 못하게 되었다.

가끔 세상은 의도하지 않은 대로 흘러가고, 그래서 힘들기도, 아쉽기도, 배우기도 하나보다. 그게 또
(생)방송의 묘미일 테지만 말이다.

 

 

* 촬영일  10/11  방송일 10/16

 

* 촬영일정
안동역 → 주산지 → 주왕산 (급수대 평지에 가까운 코스지만, 학소대를 지나 제1폭포까지는 가파른
계단길임) → 송소고택(조선시대 만석꾼인 심처대의 7대손 심호택 선생의 고택. 고택에서의 하룻밤
숙박체험이 가능)

 

*방송 다시보기
http://news.kbs.co.kr/article/culture/200810/20081016/1651516.html

출처 : 코레일 블로그 "만나세요, 코레일"
글쓴이 : 코레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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