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2001년 아마 동생과 한국의 한 극장에서 봤던 것 같은데, 늘 가슴 속 어딘가에 간직해 놓고 있다가 혼자만의 달콤함에 들뜨고 싶을 때마다 간혹 살며시 꺼내봤던 그런 영 화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제목처럼 이 영화를 다시 만난 건 순전히 “운 좋게 우연히 발견하는 능력”에 기인했다고 보여지네요. 그야말로 우연히 한 상점에서 이 DVD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발견했으니 말이지요. 게다가 딱 하나 남은 걸 제가 손에 쥐게 되었으니까요. ㅎㅎ
이 영화를 크리스마스 즈음에 발견해 제 느낌을 전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는데! 란 아쉬움과 함께 조금 뒷북이 된 듯 한 것이, 바로 이 영화의 배경은 크리스마스쯤 뉴욕이기 때문이랍니다. 게다가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뉴욕의 ‘불루밍데일’ 백화점에서 이전까진 전혀 상관도 없었던 두 남녀가 만나게 되면서 그 후로 벌어지는 일련의 에피소드들이 멀쩡 한 정신(?)으로 새해 다짐과 계획으로 바쁜 요즘보다는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애틋한 감성 에 빠져드는 연말에 더 적합하다 여겨지기 때문이지요.
아무튼 이미 그건 지나간 희망사항이니 이쯤에서 아쉬움은 접고, 이 낭만적이고도 아련한 영화에 대해 제 느낌을 피력하자면…, 이 영화는 현존하는 로맨틱 코메디 중에서도 제일 높은 자리에 올라야 하지 않을까 가 우선 저의 온전한 느낌인데요. 그 이유는 타 로코(로 맨틱 코메디의 약자^^)가 조금 억지스럽게 우리들을 그들의 상큼 발랄한 <마냥 들뜸> 속 으로 마구 비벼 끌어들인다면, 이 영화는 정말 제대로 딱! 걸린듯한 ‘우연성’으로 우리들의 이성을 마비시킨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제목이 밝히는 그대로 가장 ‘영화’스럽고,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강조하는 듯 보이는 이 영화가 사실로는 가장 덜 우연스럽고, 있음직스러운 감동으로 우리들의 이성에 과감히 반기를 든다는 것인데요. 물론 저의 개인적 감상일 수도 있지만, 자칭 꽤 이성적 이라는 제 남편도 이 영화를 감상한 다음, 아니 감상 중 여러 번 너무도 좋아하는 모습을 피력했고, 저에게 이 DVD를 잘 사왔다고 여러 번 칭찬까지 했으니까요.
그건 또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들이 평소 가지고 있는 ‘사랑과 인연’에 대한 고정관념이 이러한 의외성과 삶의 우연성에 기반을 둔 ‘운명론’에 결국은 밀려버린 것이라 보여지기 도 하고, 결국 어른들도 아이들처럼 동화를 그리워하는 심리가 저변에 깔려 있다는 좋은 증거가 되는 듯 하기도 하면서, 아무튼 영화를 다 감상한 다음의 그 기분이라는 것이 여 간 달콤쌉쌀하지 않았다 이것이지요.^^
그리고 또 조금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자면, 우리네 삶이라는 것이 우연인 듯 보이는 일 들이 조금씩 어긋나기도 하고(영화에서 두 주인공은 여러 번 간발의 차이로 마주칠 수 있 는 기회를 놓칩니다.), 또 합치되기도 하면서(둘이 이름도 모르는 채 헤어지면서 일종의 운명에 대한 유희로 상징을 만들어놓습니다. 한 명은 책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또 다른 한 명은 오불짜리 지폐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놓으므로 말이죠. 그런데 결국 두 주인 공은 서로의 것들을 찾게 됩니다. 어이쿠! 이런 우연성이라니!!~) 결국은 알게 모르게 운명에 이끌리고 있다는 ‘운명결정론’의 재발견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영화를 통해서 얻게 된 교훈, 또는 새로운 인식이라면 바로 이 영화의 두 주인공이 보여주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자신의 깊이 있는 ‘인식의 접근’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건 대개의 사람들이 어영부영 이미 정해진 환경이나 여건에 자신의 의식 을 맞추는 대신, 이 영화에서의 ‘조나단’과 ‘새라’는 자신의 신념이 확신을 가지지 못했음 을 깨닫고 그것에 대한 책임을 본인이 다 짊어지고 깨부순다는, 다시 말해 진정 ‘자기 본 연에 충실함’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바로 그런 자들만이 진정 자신의 ‘영혼의 반쪽, 영혼의 동반자’를 만날 자격이 있고, 그러 므로 행복한 삶에 대한 기본을 준비했다고 보여집니다. 또한 <그렇게 끈기 있게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면서, 진정한 사랑을 희구하니 결국 얻어지더라!~> 라는 희망적인 메시지 를 저희들에게도 전달하면서 또한 우리들을 행복의 나라로 살포시 이끌어주고 말이지요. 그러니 결국 우리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거기에 덤으로 얻는 교훈과 새로운 인식까 지 존재한다면, 이게 바로 로맨틱 코메디의 최고 가치가 아닐까 싶은 겁니다.
이 영화의 OST 중 하나인 Shawn Colvin란 가수의 'When you know'란 곡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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