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도록이면 뭐든 좋게 보려고 노력하는 편인 제게도 ‘영… 이건 아닌데!~’ 싶은 영화가 있습니다.
최근에 봤던 영화 중에서 도저히 ‘이런 영화는 왜 만들었을까’ 싶었던, 또는 별 흥미를 느낄 수 없
었던 영화 세 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제 개인적 견해이니 만약에 이 영화들을 좋게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그냥 의견이 좀 다르군~’ 하심 될 것 같네요.
우선 실버스타 스탤론이 보톡스와 스테로이드로 무장하고 나온 영화 ‘람보’를 봤는데요. 아무리
영화라는 산업이 ‘어느 정도 서로 알면서도 속아주는 걸’ 전제로 하는 영상문화라 할 지라도 그
나이의 주인공이 부자연스럽게 부푼 얼굴과 몸으로 사공과 강태공 역할을 한다는 게 엄청나게
실감나지 않아서, 으음… 정말 이런 영화 언제까지 아무 생각없이 봐야 하는 건가, 참 기분 씁쓸,
꿀꿀이었답니다. 물론 그 와중에 교훈(예를 들어 세상에는 여전히 동족끼리 아주 잔인, 무지막
지하게 서로 죽이고, 거기에 어이없는 꼴들까지 연출하고 있다는 점은 환기할 수 있었고, 또 그
래야 했지만요.)을 얻으려고 억지로(?) 애도 많이 썼고요.
하지만 주인공이 배역과 어울리지 않음은 그야말로 새발의 피였다는 걸 곧 깨닫게 되었는데요.
바로 제 아들을 비롯한 십대 아이들이 뿅 간다는 무지막지한 온라인 게임보다 더 유혈이 낭자한,
그래픽이 잔인한 화면이 절 질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랍니다. 사람을 죽이는, 사람이 죽는 장면들
이 하나같이 너무도 잔인해서 이건 영화가 아니고, 무슨 유혈 게임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
켰으 니까요. 정말 화까지 났던 최악의 영화였답니다.
그리고 이 영화만큼이나 현실감이 부족한 영화로는 또 ‘National Treasure 2’가 있었습니다. 영
화 내용의 진위 여부를 떠나 뭔가 박진감도 부족하고, 황당한데다가 너무 산만스럽기도 하고요.
아무튼 참 비싼 배우들을 데려다가 죽을 쑤어도 너무 엉망으로 쑨 듯한 느낌이 확연했답니다. 아
니, 그 배우들이 비싸기만 한가요? 연기파로 알려진 에드 해리스나 존 보이트, 거기에 몇 년 전
아카데미 여우상에 빛나는 헬렌 미렌까지 좀 찬란한가 말입니다. 물론 이건 절대적으로 제 개인
적 견해이지만서두요. 니콜라스 케이지가 한국인 아내를 두고 있으니 다소 팔이 안으로 굽었지
만, 아무리 그래도 이 영화의 어이없음은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인디아나 죤스를 안 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그 비슷한 성격의 작품으로, 보는 재미가
탁월했던 것도, 그렇다고 대단한 스릴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엇이 존재했던 것도 아니었고, 그
냥 가족들끼리의 지지고 볶는, 그러다가 악당 같았던 에드 해리스가 졸지에 천사표가 되는, 좀 여
러 모로 웃긴 장면들이 많이 연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너무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건 아닌
가 싶기도 합니다만….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전설적인 음악가 밥 딜런의 생을 모자이크처럼 연결한 영화 ‘I’m not there’
가 있는데요. 음악을 좋아하고, 영화를 좋아하는 제게는 참 좋은 기회였는데 저의 안목이 워낙
둔하고 부족해서인지 전 이 영화가 너무 산만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도대체 영화 중반이 되도록
주인공이 누구이고, 어떻게 돌아가는 판인지 알 수가 있어야 말이지요.
아마도 이런 영화는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이렇게 보십시오~”하는 가이드 라인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답니다. 절대로 연결이 되지 않는 내용들이 아무런 설명 없이 이어지니, 보면서
답답하고, 왠지 나만 바보 된 것 같은 느낌으로 시종 불쾌했었구요. 심란할 땐 절대로 봐서는 안
될 영화 같기도 하고, 또 산뜻한 걸 기대하고 보기에는 더더욱 안될 영화, 말 그대로 예술성으로
만 승부해야 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영화를 보기 전에 이런 플롯을 알았었더라면 거기에 맞춰가며 영화를 즐겁게 감상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음악도 좋았고, 실험성이 짙은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나 퍼즐을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충분히 환호를 받을만한 영화라는 데 동의할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영
화가 다 끝나도록 둔한 저는 그냥 멍해진 표정과 심사로 내내 불편했던, 안 좋은 기억만 남아 있
네요.ㅠㅠ
밥 딜런이 비틀즈의 노래 'Something'을 부르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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