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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7.그림자 금융 시스템

명호경영컨설턴트 2009. 7. 19. 11:11

그림자 금융 시스템

Shadow banking system

 

그림자 금융 시스템이란 상업은행이 아닌 투자은행,머니마켓펀드,사모펀드,헤지 펀드를 비롯한 비은행 금융기관들이 유동성이 풍부한 단기자금을 높은 레버리지로 빌린뒤 이를 유동성이 빈약한 장기자금 등에 투자해 가며 고수익 고위험 채권을 만들어내 사고 파는 과정에서 만들어낸 새로운 유동성 창출 시스템을 말한다.

 

투명한 일반 금융시장과 달리 투자대상의 구조가 복잡해 손익이 투명하게 전면에 드러나지 않고 대형은행이나 보험회사의 그늘에 가려있다 해서 그림자라는 명칭으로 불려왔다. FRB에 따르면 CP,ABS시장에서 형성한 자산이 2.2조달러, RP시장에서 형성한 자산이 2.5조달러, 투자은행이 참여한 자산이 4조 달러, 헤지펀드가 보유한 자산이 1.8조달러등 그림자 금융시장의 총누적자산이 10조 달러로서 전통적인 금융권의 규모와 맞먹는다고 한다. 지금 이 시스템이 통째로 붕괴하고 있는것이다.
 

이는 금융권의 신용손실과 가계자산의 급감으로 이어져 심각한 재정악화와 소비감소를 유발하고 있다. 저명한 미경제학교수들의 연구에 따르면 신용버블 붕괴에 따른 대손상각 처리액이 전세계 2조달러 미국 8천억달러,주가 주택폭락에 따른 가계자산 상각액이 전세계 20조달러 미국 15조달러, 이에 따른 수요 감소액이 전세계 2조달러 미국 1.5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전세계 GDP 53조달러의 4%,전세계 소비총액 20조달러의 10%,전세계 개인자산총액 250조 달러의 8%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 시작일뿐이라는데 있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미국조차도 손실이 확정된 금액중 절반정도만이 대손상각처리 되었을 뿐이며 여전히 많은 디레버리징과 자산가격하락 그리고 이에따른 자본확충작업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일단 각국정부의 대응을 살펴보자면 전세계 GDP의 12%에 이르는 6.5조달러의 경기부양책을 대책으로 내놓은 상황이다.국가별로 보면 미국 3.2조달러,EU 1.3조달러,일본 0.8조달러, 중국 0.7조달러, 기타 0.5조달러등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금융기관의 신용경색현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지급보증액일뿐 금융기관 자본확충등 경제 시스템을 살려 내거나 재정지출 감세등 실제 소비로 연결될만한 경기부양책은 턱없이 적은 실정이다. 또한 이마저도 재원 조달 계획이 불분명하거나 규모자체가 뻥튀기이거나 기존 사업계획을 합산 재탕발표한 것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게다가 각국정부들은 여전히 자국의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급격하게 낮추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이것은 인식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대책에 대한 거부다. 그이유는 인정하고 들어가기엔 상황자체가 너무 엄중하기 때문이다. 예컨데 세계 무역액 25조 달러는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 없이도 그 규모가 1982년 이래 처음으로 그것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것은 특히나 성장을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지해온 국가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일이다. 무역규모가 5%만 감소해도 전세계 GDP에 최소 2~3%의 타격을 입힐수 있다.

 

내수는 또 어떤가.내수의 기본 두축은 일자리와 은퇴자산이다. 현재 전세계 근로자는 33억명 실업자는 2억명으로 실업률은 6~7%를 기록중이다. 그러나 1~2년내로 전세계실업률은 10%선에 근접하고 신규실업자가 1억명이상 생겨날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미국만 하더라도 대공황때의 25%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10%에서 최대 15%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은퇴 자산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퇴직연금 자산 손실의 충격도 지대하다. 현재 전세계 퇴직연금 자산은 18조달러에 달하는데 이번 금융위기로 최대 25%에 달하는 손실을 입을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선진국 내수시장의 확고한 한축인 연금 생활자들에 의한 내수기반이 무너지는것을 의미한다. 일본만해도 한해 노년층의 연금수령액이 450조원에 달한다. 물론 미국 유럽은 말할나위도 없다.

 

그럼 GDP가 수출,소비,투자,정부지출등으로 구성된다고 볼때 과연 전세계는 정부지출에 의한 경기부양책만으로 수출감소,투자위축,소비감소액을 감당해낼수 있을까. 나는 어림반품어치도 없다고 본다.

 

현재의 추정만 놓고 보더라도 소비감소액은 중국만한 내수시장(1조달러) 2개가 통째로 없어지는 충격을 가져올것이며,실업자 증가분은 전세계 평균 1인당GDP를 8천달러로 볼때 인도만한 내수시장(7천억달러)이 통째로 사라지는 충격을 가져올 것이며,선진국의 연금지급 감소액은 브라질만한 내수시장(6천억달러)이 통째로 사라지는 충격을 가져올 것이가 때문이다. 내수 부분에서만 브릭스 경제가 통째로 없어지는 정도의 타격이 가해지는것이다. 여기에 수출감소,수출감소로 인한 투자위축, 이로 인한 내수침체 충격은 어느 정도로까지 가해질지 알수가 없다.

 

게다가 이번 금융위기로 각각 167조달러 265조달러로 추정되는 세계금융자산과 부동산자산에서 최소20~25% 금액으로 110조달러 정도가 날라갈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 인류가 연소득의 20%를 저축하고 자산가격이 해마다 7%성장한다고 가정했을때 최소 10년이상을 허리띠를 졸라매야 겨우 원점 수준으로 만회해낼수 있는 금액이다. 또한 여기서 추가로 유발될 금융손실과 자본투입 이 과정에서 유발될 재정건전성악화,가계파산,기업부도,실업발생등이 어느정도 충격으로 일어날지 도저히 예측할수가 없다. 분명한 것은 위에서 말했듯이 현재 각국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꼼수정도로는 이에 대한 해결이 그 출발 자체부터가 어림도 없다라는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것은 그림자 금융시스템의 붕괴가 가져올 경제패러다임 자체의 변화다.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이번위기를 명백한 인플레이션 관리 실패에서 기인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전 세계적 IT버블이 가라앉고 강한 디플레우려가 찾아왔을때 그린스펀의 미국을 필두로한 세계는 통화완화정책과 저금리 대응으로 리세션을 피해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지만 이는 인플레로 인해 불거질 화근을 극한으로 키워냈다. 이는 전적으로 미국의 책임이다. 인플레에 관한한 전세계 중앙은행들은 미국의 견해를 표준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미국경제가 세계의 중심이기 때문 만은 아니다. 인플레에 관한한 미국이 가장 정직한 대응을 하기 때문이다. 인플레를 통제 하려면 중앙은행이 실질적으로 독립해 기능해야 하는데 미 연준은 여지껏 대체적으로 그기능을 잘 수행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연준은 결정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다. 1999년 그램-리히-빌리(GLB) 법안이 통과되고 금융·산업 분리가 추진되면서 상업은행들은 은행과 증권, 보험 사업을 묶는 하나의 금융지주회사로 통합했지만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리먼브라더스 등 투자은행들은 금융지주회사의 틀안에 묶는데 실패한것이다. 이후 이들은은행 보험업종이 받는 정부규제는 받지 않은채 마치 그들처럼 사업을 영업해가며 무한대의 레버리지를 일으키며 고위험 고수익 상품의 창출과 판매 그리고 금융시장 전체를 이에 옳아 매는 연계에 열을 올리다 작금의 금융위기를 만들어 낸것이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미중앙은행의 책임이다. 시장의 탐욕은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통제하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탐욕을 부린것은 미금융 기관들이 아니라 인플레 위험이 사라졌다고 믿고 싶었던 미 연준이었다. 그 댓가로 정작 디플레가 왔을때 써야할 모든 가용정책수단들을 모조리 날려버리고 말았다.이제 전세계는 그 댓가로 일시적인 리세션 대신 기나긴 경기후퇴의 고통을 치뤄내야 한다. 

 

그 댓가는 비단 가계파산,자산가격 급락,기업부도,금융기관 구조조정과 같은 일상적인 수준의 경기불황 수준의 것이 절대 아닐 것이다. 이제는 근 20년간 유지해왔던 전세계적 자산 초인플레 현상에 대한 근본적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은 이에 대해 일본과 같은 10년 불황이 자신들에게는 없을 것이라 자신한다. 그것은 맞는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이 중심이 되어 일어난 이번 금융위기에서 일본식 디플레발 불황의 본질적 위험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미국과 일본이다. 역설적이게도 이는 미국의 이번 인플레관리실패가 실수가 아니었음을 극명하게 반증한다. 미국의실패는 기초자산의 인플레관리실패가 아닌 전혀 새로운형태의 파생인플레형태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아무런 의심없이 미국에 투자되어 있는 막대한 수준의 국제 자본 투자를 끌어들여 녹여 버리는데 성공케 했다. 미국이 의도했던 아니던 간에 미국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부채의 상당 부분의 실질가치를 떨어뜨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것은 미국이 그간 중국이 미국채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함으로서 미국인들이 계속 분수에 맞지않는 과소비에 심취하도록 만들어 왔다는 음모론 제기를 정반대의 방향으로 들여다보게끔 만드는 부분이다.

 

어찌되었던 미국월가가 중심이 된 영미계 자본의 작품 그림자 금융시스템은 일단 수면 아래로 그 위용을 감추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들이 드리우고 사라진 그림자의 여운은 여전히 전세계에 남아있다. 이제 저개발국가의 조그만 주택조차도 수십만달러까지 치달았던 인플레의 추억은 상당수 국가의 위정자 기득권 그리고 탐욕스런 국민들의 마음을 두고두고 안달나게할게 뻔하다. 그리고 무리한 재정적자,예산투입,국가부채를 감수하고서라도 이 버블을 꺼뜨리지 않기위해 발버둥칠게 뻔하다. 그리고 그발버둥은 역설적으로 미국을 가장 도와주게 될것이다.

 

겉으로는 분명 끔찍한 실수에서 비롯된 미국발위기이고 종래에는 미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될 위기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생각해본뒤 들여다 보게 되면 어쩌면 실수가 아니라 최소한 미필적고의에 의해 미국이 신경제질서구축으로 다시 한번 그 중심에 서기위해 고의로 판을 뒤흔든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들기에 충분하다. 이번 사태가 없었더라면 중국의 부상 그 탄탄대로엔 그 어떤 거칠것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재부상과 중국의 격침,그것이 이번 그림자 금융시스템의 붕괴가 가져올 가장 극적인 변화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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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길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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