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키워드 : 도전 & 실패
“인간은 지난 후에야 삶을 이해하지만 앞을 보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키르케고르가 설파한 이 말은 ‘인간은 시행착오를 겪기 때문에 위대하다’는 사회과학적 명제와 일맥상통합니다. ‘도전’은 필연적으로 ‘실패’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고로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도전에 나설 수 없으며 설령 나선다 한들 성공에 이르지 못할 게 자명합니다.
도전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행위입니다. 아름다운 도전이 빚어낸 실패 역시 삶의 의미를 설명하는 값진 열쇠입니다. 그 열쇠를 가진 사람만이 비로소 성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3월의 키워드가 ‘도전과 실패’인 것은 매우 적절해 보입니다. 1년 중 3월은 특히 새로운 도전에 뛰어드는 청춘의 꿈과 희망이 넘실대는 달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키워드는 ‘도전’입니다. 우선 <나는 이기기 위해 도전한다>가 눈에 들어옵니다. 미국인은 물론 전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제44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후보경선전을 치르고 있는 힐러리 로뎀 클린턴의 숨겨진 면모를 역시 여성 국무장관인 콘돌리자 라이스와 비교하며 분석한 독특한 책입니다. 흑인후보 버락 오바마와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이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의 면모를 세계 최고의 선거 전략가인 딕 모리스의 예리한 통찰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참고서가 될 듯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인들인 금난새와 조수미가 나란히 그들의 오늘이 있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풀어낸 책을 내놓았습니다. <마에스트로 금난새, 열정과 도전>과 <조수미의 아름다운 도전>이 그것들입니다. <마에스트로 금난새, 열정과 도전>은 금난새의 음악적 삶이 무한하게 확장시켜놓은 외연들을 살피고 있다는 점에서 음악인 금난새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텍스트라 할 수 있습니다. 책은 작년 지휘자 인생 30년을 맞은 금난새의 음악 인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자서전이지만 일반적인 자서전처럼 인생 전체를 연대기적으로 관통하지 않고, 열정적인 예술가로서, 비범한 음악가로서 그가 치열하게 살아낸 시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조수미의 아름다운 도전>은 명지휘자 카라얀이 ‘신이 주신 최상의 선물’이라고 말한 천상의 목소리의 소유자인 조수미의 삶에 영향을 끼친 사람들, 조국애 등 조수미의 열정적인 삶의 전모를 알 수 있도록 해줍니다. 자전에세이인 이 책은 전 세계의 가슴을 울린 프리마돈나 조수미가 세계적인 소프라노가 되기까지의 인생담, 꿈에 대한 회상을 담고 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열정과 도전을 담은 책이 유난히 많은 건 쉽사리 좌절하며 도전에 나서지 못하는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라 사료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 출판사의 야심 기획 ‘도전! 슈퍼코리언 시리즈’ 역시 눈여겨 볼만합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도전! 슈퍼코리언 반기문>이며 연이어 ‘강수진, 이은결, 채연석, 한복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 말고 1등에 도전하라>는 우리에게 낯익은 스포츠 스타 9인의 치열한 도전과 열정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김연아, 박태환, 박세리, 이봉주, 안향미, 이인영, 강호동, 허재, 김호철 등 모두들 자신이 처한 상황에 굴하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어 신화적인 성공을 이룩한 진정한 이 시대의 스타들입니다. 책은 독자들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숨겨져 있는 그들의 피눈물 나는 자신과의 싸움을 직접 만나게 해줍니다.
지금까지 특정 인물의 아름다운 도전과 성취를 다룬 책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도전의 의미를 설명하는 책은 그 외에도 많습니다. <영어단어 무한도전 : 하버드 출신 젊은 아빠의 단어정복기>, <자동차의 역사>, <항해사 도전하기>, <시간여행 투자법칙>, <도전! 어린이 CEO : 경제를 알아야 리더로 자란다!>, <도전의 시대 : 남보다 먼저 해야 성공한다> 등이 그런 책들입니다.
이어지는 키워드는 ‘실패’입니다. 한때 일본에서는 ‘실패학’이 새로운 학문분야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실패에서 얻는 지혜야말로 진정한 도전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중요한 모티브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책은 제목도 특이한 <정부 실패>입니다. 이 책은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지나친 정부개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정부 실패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공공선택론적 관점에서 국가 실패의 원인과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저자는 공직자가 국민의 진정한 대리인이 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며 공직자의 재량권을 줄이고, 정부와 이익집단의 야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여 정부 실패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공직자 제도의 혁신적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성공하는 국가, 실패하는 국가1 : 규제완화와 부의 창출> 역시 눈여겨 볼 책입니다. 유난히 정부 혹은 국가의 실패를 논하는 책인 많은 건 지금이 바로 정권 교체기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단순한 정략적 관점을 넘어서서 국가의 미래비전을 올바로 설계하는 의미에서도 이런 책들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의 실패가 곧 국민의 실패이기 때문입니다. 세계적 컨설팅기업 맥킨지에서 진단하는 글로벌 경제의 최신 트렌드와 전망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 시리즈’ 두번째인 이 책은 ‘왜 어떤 나라는 잘 사는데 어떤 나라는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는가?’ ‘과연 부국과 빈국의 차이는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이 격차를 줄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바탕으로 16년간 20여 국가의 경제와 30여 산업분야를 조사·연구한 결과물을 엮은 책입니다. <한국의 경제개혁정책 : 성공인가 실패인가?> 역시 지난 10년간 정부의 경제정책을 성공과 실패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분석한 책입니다.
국가 못지않게 기업과 개인의 실패 역시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세상을 바꾼 혁신 vs 실패한 혁신>, <밀리터리 실패열전>, <위대한 유산 : 기업의 성공과 실패에서 배우는 경영사례집>, <성공이 너무 뜨겁거나 실패가 너무 많거나> 등이 그런 책들입니다.
그중 특히 각종 무기들의 시장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논하고 있는 <밀리터리 실패열전>이 인상적이며, 모든 사람은 실패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해 실패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성공이 너무 뜨겁거나 실패가 너무 많거나>에 특히 주목하게 됩니다. 실패는 삶을 다시 발견하고 새로운 출발을 감행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실패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는 정체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실패를 배움의 경험으로 이해하고, 실패를 통해 계속 배워나가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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