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장구(中庸章句)1)
제 1장 중용의 체요-1
天 命 之 謂 性 이요 率 性 之 謂 道 요 修 道 之 謂 敎 니라 2)
*天- 上帝. 조물주. 하나님. *命- 품부(稟賦), 즉 천품.
*天命- 하늘 자신의 품질(稟質)의 실현.
만물의 주재자인 천(天)이 품부(稟賦)한대로 타고난 것을 천성(天性)이라 하는 것이요, 타고난 천성에 따라 그대로 성장 소멸하는 것을 道라 하는 것이요, 천성을 발현하여 실천할 때에 준수할 도리를 닦고 익히는 것을 교(敎)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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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중이란 것은 편벽되지 않고 의지하지 않아도 초과나 불급이 없는 것의 이름이며, 용이란 항상 평소와 같은 것이다. (中者 不偏不倚無過不及之名 庸平常也)
정자왈 편벽되지 않음을 중이라 이르고, 바뀌지 않음을 용이라 이르니, 중은 천하의 정도요, 용은 천하의 정리이다.(子程子曰 : 不偏之謂中, 不易之謂踊, 中者天下之正道, 庸者天下之定理.)
이 편은 이에 공문(孔門)에서 전수하는 심법인데 자사가 그것이 오래되어 차이가 생길까 두렵게 여겼다.(此篇 乃孔門傳授心法 子思恐其久而差也)
그러므로 맹자에게 전수하기 위하여 책으로 썼다. 그 책이 처음에는 일리를 말하였고, 중간에는 흐터져 만사가 되었고, 끝에는 다시 합해져 일리가 되었으니, 그것을 풀어놓으면 6합에 뻗치고, 말아들이면 은밀함에 퇴장하여 그 맛이 무궁하니 모두 진실로 학문이다. 잘 읽는 자가 완미하고 검색하여 거기서 얻게 된 것은 종신토록 그것을 써도 능히 다하지 못함이 있을 것이다.(故必之於書以授孟子 其書始言一理 中散爲萬事 末復合爲一理 放之則이六合 卷之則退藏於密 其味無窮 皆實學也 善讀者 玩索而有得焉 則終身用之 有不能盡者矣)
2) 명은 멸령과 같다. (命 猶令也)
성은 곧 리이다.(性 卽理也)
음양오행으로서 만물을 화생함에 기로서 형상을 이루고, 이성을 역시 부여하니 명령하는 것과 같다.(天以陰陽五行 化生萬物 氣以成形而理亦賦焉 猶命令也)
이로부터 사람과 만물이 날 때에, 각기 부여된 이성을 얻은 것으로부터 건순[陰陽] 오상[仁義禮智信]의 덕으로 여기니, 이른바 성품이라 한다.(於是 人物之生 因各得其所賦之理 以爲健順五常之德 所謂性也)
솔은 따르는 것이다.(率 循也)
도는 길과 같다.(道 猶路也)
사람과 만물은 각기 성품이 자연을 따르면 아마 날마다 쓰는 물건 사이에도 각기 마땅히 행하는 길이 있지 않음이 없으니, 이것이 곧 이른바 도(道)인 것이다.(人物 各循其性之自然 則其日用事物之間 莫不各有當行之路 是則所謂道也)
수는 품급(品級)과 제한(制限)의 수련을 말한다.(脩 品節之也)
성과 도는 비록 같으나 기품이 혹시 다르기 때문에 능히 초과와 불급의 차이가 없지 않다.(性道雖同 而氣稟或異 故不能無過不及之差)
성인은사람과 만물이 마땅히 행할 바에 의거하여 그것을 품절하여 천하에서 법으로 여기게 하니, 이른바 교(敎)인 것이다. 마치 예 악 형 정의 등속이 이것이다.(聖人因人物之所當行者 而品節之 以爲法於天下 則謂之敎 若禮樂刑政之屬是也)
대개 사람은 자기 몸에 성품이 있는 것을 알지만 그것이 하늘에서 나온 것임을 알지 못하고, 만사에 도가 있음을 알지만 그것이 성품에서 경유한 것임을 알지 못하고, 성인의 가르침이 있는 것은 알지만 그것이 나의 고유한 바에 따라 그것을 제재한다는 것임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자사는 이것에서 먼저 그것을 발명한 것이니, 동자[동중서]의 이른바 ' 도의 큰 근원이 하늘에서 나왔다'는 것 역시 이런 의미이다.(蓋人 知己知有性 而不知其出於天 知事之有道 而不知其由於性 知聖人之有敎 而不知其因吾知之所固有者 裁之也 故 子思於此 首發明之 而董子所謂道之大原出於天 亦此意也)
해설
자사가 이<중용>을 지을 무렵, 인간은 하늘을 신앙의 대상으로 여겼다. 그래서 하늘은 곧 혹사(或使), 즉 누군가가 그렇게 하도록 시키는 존재이며, 그것에 의해 타고난 것이 천성(天性)이며, 그 천성을 그대로 따르고 지켜가는 것이 도덕(道德)이며, 그 도덕을 끊임없이 닦고 수리하는 것이 교육이라는 것이다.
즉 하늘로분터 받은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만 그 선한 본성이 자각하여 일정한 궤도를 따라 나아가게끔 마땅히 도덕을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용다운 발전적 사고이다.
제 1장 중용의 체요-2
道 也 者 는 不 可 須 臾 離 也 니 可 離 면 非 道 也 라 是 故 로 君 子 는 戒 愼 乎 其 所 不 睹 하며 恐 懼 乎 其 所 不 聞 이니라 3)
*須- 모름지기 수. 잠간 수. *臾-잠깐 유. *睹- 볼도.
도라는 것은 잠시도 떨어질 수 없는 것이니, 떨어질 수 있는 것이면 도가 아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그 보이지 않는 것(곳)에서도 경계하고 삼가며, 그 들리지 않는 것에서도 두려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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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도라는 것은 사물을 날마다 사용함에 마땅히 준행하는 이치이다. 모두 천성의 덕이 마음속에 구현되어 있는데, 있지 않은 물건이 없고, 그렇지 않은때가 없다. 그러니까 잠간이라도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道者 日用事物當行之理 皆性之德而具於心 無物不有 無時不然 所以不可須臾離也)
만일 그것이 불리될 수 있으면, 어찌 그것이 성품을 통솔한다고 하겠는가? 그러므로 군자의 마음은 항상 존경과 두려움으로 보존하고, 비록 보이거나 들리지 않아도 역시 감히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천리의 본래의 상태로 보존하며 잠깐 동안이라도 떨어지게 하여서는 아니되는 것이다.(若其可離 則豈率性之謂哉 是以君子之心 常存敬畏 雖不見聞 亦不敢忽 所以存天理之本然 而不使離於須臾之頃也)
해설
신독(愼獨)사상을 말하고 있다. 도에서 잠시라도 떠날 수 없는 삶을 지양해야 하고, 그런 삶은 남의 눈이나 귀에 구애되는 것이 아니니 신독으로 자기를 닦는 일이어야 한다. 가령 자동차가 잠시라도 차로를 벗어날 수 없듯이, 사람이면 인간의 도리를 잠시라도 벗어날 수 없다. 만약 이탈하면 그 순간부터 그것은 곧 금수와 같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제 1장 중용의 체요-3
莫 見 乎 隱 이며 莫 顯 乎 微 니 故 로 君 子 는 愼 其 獨 也 니라 4)
*隱- 숨을 은. *顯- 나타날 현. *微- 가늘 미. 작을 미.
숨어 있는 것보다 드러나는 것은 없으며, 은미한 것보다 나타나는 것은 없으니, 그러므로 군자는 그가 홀로 있을 때에 삼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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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은은 어두운 곳이다. 미란 작은 일이다. 독이란 남은 알지 못하는 곳이지만 자기는 홀로 아는 곳이다.(隱 暗處也 微 細事也 獨者 人所不知 而其所獨知之地也)
말하자면 그윽하고 어두운 가운데 작은 일은, 흔적이 비록 형성되지 않았으나 기미(機微)는 이미 동하였으니, 남이 비록 알지 못하나 자기는 홀로 그것을 알았으니, 바로 천하의 일이 드러나 보이고, 환히 나타나도 이에서 지나치는 것은 없다.(言幽暗之中 細微之事 跡雖未形 而幾則已動 人雖不知 而己獨知之 則是天下之事 無有著見明顯而過於此者)
그러므로 군자는 이미 항상 경계하고 두려어하며, 이로부터 더욱 삼가기를 더한다. 그러니까 사람의 욕심이 장차 싹틀 때에 막아서 그것이 은미한 가운데서, 부지불식간에 싹이 터서 도리를 이탈하여 멀리까지 이르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是以 君子旣常戒懼 而於此 尤加謹焉 所以渴人欲於將萌 而不使其潛滋暗長於隱微之中 以至離道之遠也)
*萌-싹 맹. *滋-불을 자.
해설
장인(匠人)정신은 무엇일까? 근무시간 동안 일을 대강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데서도, 밤을 새워서라도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자세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신독사상일 것이다. 보이는것, 분명한 것, 들리는 것에만 인도가 있는 것이 아니고, 또 세계를 다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제 1장 중용의 체요-4
喜 怒 哀 樂 之 未 發 을 謂 之 中 이요 發 而 皆 中 節 을 謂 之 和 니 中 也 者 는 天 下 之 大 本 也 요 和 也 者 는 天 下 之 達 道 也 니라 5)
기쁘고 화내고 슬프고 즐거움이 아직 발동하지 않은 상태는 이른바 中이요, 발동하되 모두 절도에 적중한 상태는 이른바 和이니, 중이란 것은 천하의 위대한 근본이요, 화란 것은 천하의 사통팔달의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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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기쁨,성냄, 슬픔 즐거움은 정인데, 그것이 발동되지 않는 상태이면 성품이다. 편벽되고 의지하는바가 없다. 그러므로 중이라 이른다. 발동하되 모두 중절이면 정이 바른 것이니, 도리에 맞지 않는 바가 없다. 그러므로 소위 和이다.(喜怒哀樂 情也 其未發 則性也 無所偏倚 故謂之中 發皆中節 情之正也 無所乖戾 故謂之和)
*乖- 어그러질 괴. *戾- 어그러질 려. *倚- 의지할 의.
위대한 근본은 天이 품부(稟賦)한 천성이니, 천하의 이치가 모두 이것으로부터 나오니, 도의 본체이다.(大本者 天命之性 天下之理 皆有此出 道之體也)
달도(達道)라는 것은 천성을 따르는 것을 이르니, 천하고금이 함께 따르는 것이니, 도의 활용이다,(達道者 循性之謂 天下古今之所共由 道之用也)
이것은 성정의 덕을 말한 것이고, 도를 떠날 수 없는 뜻을 밝힌 것으로 생각한다.(此言性情之德 以明道不可離之意)
해설
인간이 나타내는 모든 감정은 애노와 희락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감정이 아직 발현되기 이전의 상태, 즉 어린애의 마음[赤子之心]과 같은 상태를 중이라 한다, 중은 인간이면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뿌리이지만, 그 뿌리에서 나오는 감정을 어떻게 관리하면 상황에 맞는 과불급(過不及)이 없는 조화로운 인간으로 될 수 있느냐가 문제이다.
이 문제의 해답이 곧 교육이며, 조화를 위한 교육은 끊임없이 닦아서 달성해야 할 도리라는 것이다. 즉 타이밍을 아는 것, 타이밍에 적중하는 교육 훈련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문제를 애노 희락의 문제로 보고, 그 조절을 위한 노력에 착안하여 그 방식을 제시한 데 <중용>의 위대함이 있다 할 것이다.
제 1장 중용의 체요-5
致 中 和 면 天 地 位 焉 하며 萬 物 育 焉 이니라 6) 7)
중과 화의 덕을 지극히 하면 천지는 그 장소가 바르고 편안하며 만물은 각기 생명을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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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치(致)는 미루어 그것을 지극히 하는 것이다. 위(位)라는 것은 그 곳에 붙이는 것이요, 육(育)이란 것은 그 생명을 완수하는 것이다.(致 推而極之也 位者 安其所也 育者 遂其生也)
경계하고 두려워함과 그것을 요약한 것으로부터 지극히 교요한 가운데서 편벽되고 기울어지는 바가 없는 것에 이르기까지 심을 상실하지 않고 그것이 준수되면 , 그 중이 절정에 이르면 천지는 본래 위치일 이다,(自謹獨而精之 以至於至靜之中無所偏倚而其守不失 則極其中而天地位矣)
근독(謹獨) 그것을 정수(精粹)한 것으로부터 사물에 상응하는 것에서 약간의 착오와 오류도 없는 데 이르기까지 가는 곳마다 그렇지 아니한 것이 없으면, 그 화가 절정에 이르면 만물은 생육 될 것이다.(自謹獨而精之 以至於應物之處無少差謬而無適不然 則極其和而萬物育矣)
*謬-그릇될 류. *精- 정할 정. *粹- 순수할 수.
대개 천지와 만물은 본래 나와 일체라. 나의 본심이 바르면 천지의 중심 역시 바르고, 나의 기운이 순하면 천지의 기운 역시 순하다,(蓋天地萬物 本吾一體 吾之心正 則天地之心亦正矣 吾之氣順 則天地氣亦順矣)
그러므로 그 효험은 이러함에 이르니, 이것은 학문의 지극한 공덕이요, 성인의 능사인데, 애초부터 외부로부터 기대된 것이 아니고 , 도를 닦고 익히는 교, 역시 그 속에 있는 것이다.(故 其效驗 至於如此 此 學問之極功 聖人之能事 初非有待於外 而修道之敎亦在其中矣)
바로 그것이 오직 본체요 오직 활용이니 비록 동정에 다름이 있지만, 그러나 반드시 그 본체가 수립된 뒤에야 활용이 실행될 수 있다면, 그 실상은 역시 두 일이 바로 있는 것이 아니다.(是其一體一用 雖有動靜之殊 然 必其體立而後用有以行 則其實 亦非有兩事也)
*靜- 고요할 정. *殊- 뛰어날 수.
그러므로 여기서 그것을 합하여 말하여, 윗글의 뜻을 기술한 것으로 생각한다.(故 於此 合而言之 以結上文之意)
7) 우는 제일장이다. (右 第一章)
자사가 후세에 훌륭한 말슴을 남기기(立言) 위하여 전수한 바의 뜻을 기술한 것이다.(子思述所傳之意以立言)
맨먼저 도의 본원이 하늘에서 나와 바뀔 수 없음과 그 실체가 자기로부터 구비되어 떠날 수 없음을 밝힌다.(首明道之本原出於天而不可易 其實體備於己而不加離)
다음에 존양성찰의 요긴함을 말하였다.(此言存養省察之要)
마지막으로 성신의 공로와 조하의 지극한 것을 말하였다.(終言聖神功化之極)
대개 배우는 자가 여기서 하고2저 할 것은, 도리어 자기에서 그 짓을 구하여 스스로 터득하고, 대저 외부에서 유혹하는 사사로움을 제거하고 그 본연의 선에 충실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蓋欲學者於此 反求諸身而自得之 以去夫外誘之私而充其本然之善)
양씨의 이른바 1편은 체요라는 것이 이것이다.(楊氏所謂一篇之體要是也)
그 아래 10장은 데개 자사가 공자의 말씀을 인용하여 이장의 뜻을 마친 것이라 생각한다. (其下十章 蓋子思引夫子之言 以終此章之義)
해설
사람이 그 감정에 빠지지 않고 정서에 이끌리지 않는 中과 和에 이르게되면, 하늘과 땅이 각기 제자리에서 만물을 생육해내는 덕에 합치하게 되어 인간 또한 그 속에서 번영할 수 있을 것이나, 인간이 감정관리를 잘못하여 조화가 파괴되면 그 중심이 천지의 위로부터 이탈하니 존재할 수 없어 파멸된다는 것이다.
모든 일에서 성패는 균형과 타이밍에 관계가 있고, 그것은 적중능력의 품질에 좌우될 것이니, 적중하면 만사의 주도권을 잡아 나아갈 것이니, 천지와 더불어 번영할 수 있다는 말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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