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테크/영화세상

[스크랩] 용서는 없다

명호경영컨설턴트 2010. 10. 22. 12:16

 지난 목요일 롯데시네마 동성로점에 가서 11시 10분 심야영화를 봤다.

 내가 좋아하는 연기 잘하는 설경구, 류승범 주연이라 영화 내용도 모른 채 갔는데 역시 그들은 날 배반하지 않았다. 무척이나 재미있게 보고 왔다. 그러나 아직 인기영화 순위에서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추격자처럼 나중에 인기를 얻으려나... 무척 잔인하지만 박진감 넘치고 흥미진진했는데...

 일단 주인공들 소개부터 하자면

 전혜진 ( 민서영 역할) 형사. 설경구의 제자.

 류승범 (이성호 역할 ) 환경운동가로 군산 지역의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 살인자

 설경구 (강민호 역할) 부검의, 딸 하나를 둔 이혼남.

 박상욱 (박평식 역할) 이성호의 친구이자 이성호 누나의 남자친구. 살인자?

 

 각본, 감독 : 김형준 - 일편단심 양다리(2007), 공필두 (2005)

 장르 : 범죄 스릴러

 상영시간 : 124분

 제작 : 시네마서비스, 더 드림 앤 픽쳐스, 주) 라임 이엔에스

 배급 : 시네마서비스

 2010년 1월 7일 개봉.

 

 줄거리를 이야기 하자면,

 10여 년 전 어느 날, 류승범의 누나 수진이 세 고등학생 놈들에게 윤간을 당한다. 그놈들은 지역의 유지의 자식들. 시멘트 업체의 사장 아들이고, 건설업체의 사장 아들이고, 국회의원의 아들도 있지 않았을까? (기억이 정확히 나진 않고 영화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그 세 놈은 윤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죄로 풀려나는데 거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증인이 설경구와 살해된 오은아. 오은아는 수진의 친구인데 윤간을 당했는데 즐겼다고 위증을 했으며, 설경구는 강간을 당했으면 질 내부에 상처가 생기기 마련인데 상처가 없는 것으로 보아 화간이었을 것이라는 증언을 했다. 사실은 설경구의 부검 소견서는 따로 한 장이 더 있었는데, 거기에는 시체가 물에 오래 있어서 질 내부가 씻겼을 수 있으므로 강간인지 화간인지 구분할 수 없다는 내용이 적혀있었고, 법정에 제출된 소견서는 그와 다른 내용이었던 것이다.

 중학생이던 류승범과 그의 친구(설경구 누나인 수진의 남자친구)는 누나가 억울하게 누명을 쓴 것에 대해 복수의 칼을 갈고 있었다.

 수 년 후 가해자들은 원인 모를 사고들로 죽었고, 남은 것은 수진의 친구 오은아와 설경구.

 류승범은 오은아를 살해한 뒤 살해도구와 시체를, 조금만 생각하면 찾을 수 있는 곳에 두어 민서영 형사의 추적에 의해 잡힌다. 그 후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하고 증거가 되는 살해도구가 어디 있는지도 가르쳐 준다. 사건이 여기서 끝나면 영화가 말이 안되지~

 설경구의 딸이 희귀병으로 미국에 가서 치료하고 있는데 귀국하기로 한 날이다. 설경구는 공항에 꽃다발을 들고 딸을 애타게 기다린다. 원래는 지난 주에 귀국하기로 했으나 딸이 일이 생겨 한 주 늦게 귀국한다고 연락이 왔다. 기다리는 딸은 오지 않고 설경구에게 딸이 잡혀있는 사진들이 전해진다. 그 사진을 전달한 것은 바로 설경구의 친구.

 경찰서에 잡혀서 취조를 당하던 류승범은 계속 시계를 보고 있다.

 사진을 보고 기겁을 한 설경구는 바로 류승범을 찾아간다.

 "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 류승범이 설경구에게 하는 말.

 " 내 딸 어떻게 했어?" 류승범에게 울부짖는 설경구.

 

 

 

 

 " 딸을 구하려면 날 사흘 안에 여기서 내보내 줘요."

 " 자백도 했고, 증거물도 찾았는데 어떻게 사흘 안에 널 여기서 내보내줘?"

 " 안 그러면 딸이 죽을텐데..."

 " 안돼! 내 딸만은 안돼. 불쌍한 아이야. 병에 걸려서 미국에 보냈다고..."

 그리하여 딸을 구하기 위해 설경구는 류승범이 범인이 아니란 것을 입증하기 위해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미친 듯이 다닌다. 증거로 찾은 전기톱날에 묻은 피를 자기 집의 강아지를 메스로 상처 내서 그 피를 묻혀 전기톱이 오은아를 죽인 데 사용한 게 아니란 걸로 왜곡한다.

 그리고 쇠로 된 꼬챙이에 피가 묻어 있었으나 그것은 살인 피해자 머리에 난 둔기와 굵기도 같지 않고, 혈액형도 다르다. 그 피해자는 혈액형이 O형인데 거기 묻은 피는 B형이었으니까...(이것이 복선. 이 둔기는 설경구 딸을 죽인 둔기였을거다)

 그리하여 설경구의 피나는 노력 끝에 류승범은 풀려난다.

 자신의 딸을 찾기 위해 설경구는 류승범 집에 갔다가 자기에 대한 원한으로 딸을 납치했다는 걸 알게 되고, 류승범 친구가 자신에게 공항에서 사진을 전달해 준 사람이란 사실을 류승범 집에 있는 사진을 보고 알게 된다.

 자신이 위증을 함으로 인해 류승범 누나가 자살을 택할 수밖에 없었고, 그 원한으로 류승범과 그 친구가 자신의 딸을 납치했다는 것을 깨달았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딸은 살해되고 말았다. 그 시체를 설경구 자신의 손으로 부검을 했다.

 

 

 " 시체로 보기엔 너무 아까운 몸매야~"란 내용의 말을 읊조리면서...그 때 설경구는 그 시체가 자신의 딸임을 전혀 상상도 못했지. 그 시체가 토막나 있었지만 얼굴은 오은아였으니까...심지어 류승범이 범인이 아니라고 꾸미기 위해 그 시체에다 오은아 애인의 정액을 받아 묻히기까지 했으니 그 아버지의 심정은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만큼 자신을 죽이고 싶었겠지.

 류승범의 집에서 자신의 딸의 시체를 보는 순간, 그 시체가 얼굴과 팔 다리만 있고 몸은 없는 것을 안 순간. 설경구는 돌아버린다. 류승범을 총으로 쏘고 자신도 총으로 쏴 자살한다.

 " 기억의 고통이 더 심하다."

 설경구는 자신의 딸 몸을 메스로 찢고 그 장기들을 꺼내 고기 토막 썰듯 썰어 샘플을 만들었고, 그러면서 혼자 보기 아깝다는 식의 말을 했으며, 몸 어딘가에 깡패의 정액을 묻혔고. 그 기억으로 어떻게 하루라도 편히 살 수 있을까? 당연히 자살할 수밖에 없지.

 용서는 없다.

 류승범도 설경구를 용서하지 못했다. 설경구도 자신의 딸을 죽인 류승범을 용서하지 못했다. 딸의 시체를 갈갈이 찢으면서 그따위 말을 하고 고기 썰듯한 설경구도 자신을 용서하지 못했다.

 심야 영화를 보아서 영화 끝나고 나오니 새벽 한 시가 넘었다. 한 시간을 걸어서 집으로 가는데 조금 겁이 났다. 대한민국의 여성이라면 그 시간에 길을 걷는 것이 모두 겁이 나겠지만 우리 집으로 가는 길은 차가 쌩쌩 다니고 밝은 큰길이라 여늬때는 잘 걸어다녔으나 그 날만은 유독 아주 조~금 겁이 났다. 같이 본 애한테는 걱정할 것 없다고 말했지만...그 애는 집에 도착하면 연락하라고 해서 걱정할 것 같아 집에 도착하자마자 잘 왔다고 문자를 보내주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왜 살인범을 환경운동가로 설정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류승범은 군산지역 환경운동단체의 대표다. 그 지역 강(금강이든가?)에 대한 책도 썼고, 그 강의 모양을 비너스에 비유해서 피해자를 6토막을 냈다. 머리, 허리, 팔, 다리. 그래서 한 시체의 머리와 팔, 다리 또 다른 시체의 몸을 합쳐서 다른 사람인 것처럼 꾸밀 수 있었던 것이다.

 가해자들이 4대강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들의 아들들이었다. 그래서 4대강 사업이 잘못이라는 것을 도덕적으로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고, 국민을 해하는 4대강 사업과 자신의 누나를 해한 가해자들. 그들이 일치함으로써 분노가 증대되어 살인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던 것 같다.

 이 영화가 인기 순위에 오르지 않은 것이 무척 안타깝다.

 지난 해에 똥파리를 보고, 추격자를 보고 더 이상의 영화는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올해는 초반부터 너무 강력한 영화가 나와서 앞으로 나올 영화는 반감될 것 같다. 의형제가 기대되긴 하나 좀 약한 듯...올해 최고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 살짝 예견해 본다.

 잔인한 장면들이 많아 임산부나 노약자는 피해야 할 듯하고, 18금이라 제약이 많이 따르긴 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봐주면 좋겠다.

 본 지 몇일 되어 기억이 가물거려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을 것이다.

 누가 왜 이 영화가 18금인지 물었는데 아마도 부검하는 장면, 토막살해 등이 잔인하다고 생각해서일 것이다. 나랑 같이 본 애도 그 장면들을 보지 못했으니까...

출처 : 풀뿌리 주민운동을 꿈꾸는 나
글쓴이 : 도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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