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대학등록금 1000만 원, 청년실업 100만 명, 사회의 오해와 무관심 이 세 가지 문제가 어떻게 한국의 20대들을 병들게 하는가? 아직 고등학생이고 곧 대학입시를 치르고 20대가 될 예정인 평범한 한 청년이 있다. 그러나 어렵게 대학교에 입학해도 현재 대학등록금은 연간 1000만 원에 달하고 있는 실정.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그가 2009년 최저임금인 시간당 4000원의 아르바이트 임금을 받고 하루 8시간씩 312일을 일해야지만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운좋게 학자금 융자를 받아서 졸업을 한다고 해도 그로 인한 빚을 갚기 위해 비정규직으로라도 급하게, 이른바 '묻지마 취업'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일이 과연 현재 20대 젊은이 소수에만 국한되는 것일까? IMF시대에 타격을 받고 경제적으로 어렵게 자란 지금의 20대 중후반들은 100만명 청년실업으로 인해 또다시 고통받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현재 한국의 20대들이 겪는 대부분의 문제가 '대학등록금'에서 시작한다고 이야기한다. 본문은 '절망의 트라이앵글'이라고 이름 붙인 세 가지 문제를 살펴보고 있다. 먼저 '대학등록금'에서 시작해서 '청년실업' 그리고 '20대 탈정치화'라는 오해와 편견을 하나씩 짚어본다. 그리고 이러한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소통하고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 책은..
나의 평가
대한민국 20대, 절망의 트라이앵글을 넘어
- 대학등록금 1000만 원, 청년실업 100만 명, 사회의 오해와 무관심
조성주 (지은이) | 시대의창
출간일 : 2009-04-27| ISBN(13) : 9788959401437
반양장본| 220쪽| 223*152mm (A5신) | 13,500원
(별점평가는 하지 않습니다.)
옛날옛날에(?)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는 동영상이 있었습니다. 내신강화, 논술, 본고사가 맞물려 돌아가면서 중고등학생들을 죽음으로 몰아간다는 얘기를 담고 있었죠. 그런 배틀로얄에서 살아남은 20대들은 정말 당시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고생끝 행복시작'을 경험했을까요. 이 책은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의 20대가 절망의 트라이앵글에 갇혀 있다고 주장합니다. 대학등록금 1000만 원, 청년실업 100만 명, 사회의 오해와 무관심이 그것이죠. 그중에서 가장 심각하고 다른 것들의 원인이 된다고 하는 것이 바로 대학등록금 1000만 원시대입니다. 제가 대학을 다닐 때에도 많이 올라서 250만 원 전후였는데 그 사이 많이 오르긴 올랐네요. 하긴 얼마전까지 대학원을 다녀봐서 아는데 작년에 냈던 등록금이 800만 원이었으니 학교에 따라, 과의 특성에 따라 충분히 대학등록금 1000만 원 시대라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그렇다면 일단 왜 대학등록금이 1000만 원까지 올랐을까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국가가 대학교육을 자신의 책임이라 인식하지 못하고 민간에 떠넘겼기 때문입니다. 한 나라의 대학교육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사립대학들은 그들의 생존을 위해서, 더 나아가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몸집 부풀리기 경쟁에 너나할 것없이 뛰어들었고, 그러다보니 천정부지로 등록금을 올리고 있는 것이죠. 이미 주도권을 빼앗겨 버린 국가는 이런 무자비한 경쟁을 방치할 수 밖에 없는 것이구요.
문제는 등록금 1000만 원 시대가 가져다 준 후폭풍입니다. 일단 어찌어찌 대학에 들어가서도 1000만 원대의 등록금은 자녀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가 아닙니다. 돈이 있어야 대학에 들어갈 수 있고, 돈이 있어야 대학을 마칠 수가 있습니다. 부모님의 지원으로 공부와 자기계발에 전념할 수 있는 대학생과 시간을 쪼개어 돈을 벌어가며 학교를 다녀야 하는 대학생들과는 경쟁력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한편으로 돈이 없으면 꾸어서라도 메꾸어야 하는데 졸업하자마자 거액의 빚을 안고 출발하는 사회초년생들은 대출금을 갚기 위해서라도 묻지마 취업에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개성강한 아이들이 맘에 들지 않는 직장에서 오래 버티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이직과 전직을 반복하다 보면 시간이 흘러도 어엿한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경력만 난잡하게 쌓여있는 대체가능한 인력이 되었을 뿐이죠.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그들을 뒷바라지해야 하는 중산층이하 부모들은 그들의 노후대책도 구멍이 난 채 창년백수 또는 저급인력인 자녀와 점차 수렁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양극화 심화, 빈곤의 대물림은 그리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죠.
이런 현상이 장기화되면 어떻게 될까요. 저자는 흥미로운 주장을 하는데 바로 한국 사회가 현재의 20대를 통채로 버리려고 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진행되는 중이라는 것입니다. 선례도 있습니다. 1930년대 경제대공황 시기에 젊은 시절을 보낸 미국의 젊은이들, 1990년대초 버블붕괴 이후 젊은 시절을 맞게 된 일본의 젊은이들을 말합니다. 이들은 이후 사회 전반의 주역이 되지 못하고 평생을 생존에 대한 불안과 무력감으로 발버둥치며 살았다고 합니다. 오늘날 한국의 20대들도 그렇게 될까요? 운이 없게도 글로벌 경기침체가 L자든, U자든 장기화될 경우 원치 않는 결말로 갈 가능성이 클 것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어떤 대안을 내놓고 있을까요. 등록금 문제는 후불제 도입을 통해서, 청년실업 문제는 20대 노조결성을 통해서, 오해와 무관심에 대해서는 기성세대와의 연대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문제의식에 비하면 해결책이 다소 맥빠져보이나 그것만이 정답이라는 것이 아니라 공론화를 통해 좀더 나은 세상으로 가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자의 바램이 아닐까 합니다. 모든 제도와 사회현상들이 맞물려 등장한 지금의 이 난국이 쉽게, 그리고 단기간에 변화할 것이라고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는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할 문제이지만 결국 지금 이순간 개인이 선택해야 할 것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나아보이는 외국으로 떠서 그곳에서 성공하는 것밖에 없을까요. 그것도 이방인의 신분으로 쉽지 않은데 말이죠. 답답~합니다.
2009년 5월 7일
북코치 권윤구(
www.bookcoach.kr
)의 1189번째 북코칭(2009yr 98th)
인상깊은 구절 :
사실 한국 사회에서 '진보' 또는 '개혁'을 자처하는 세력들은 늘 20대 청년학생들은 자신의 편이라고 확신해왔다. 그러나 그것은 큰 착각이었다. 2007년 대통령 선거의 결과는 오랫동안 참아왔던 20대들의 무서운 경고였다. 그들에게는 변화하지 않는 것, 닫혀 있는 것이 바로 보수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어떤 세대보다 진보적인 한국의 20대는 그러한 낡고 지루한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민주화를 이야기하며 10여 년간 한국 사회를 이끌어왔던 386세대는 지금의 20대에게 더 이상 혁신적이고 진보적인 어떠한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등록금 1000만 원 시대와 청년실업 100만 명 시대를 던져주고는 지금의 20대가 너무 무기력한 것 아니냐고 비아냥댔을 뿐이다. 적어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난 10년간 진보와 보수를 자처하는 정치세력 모두 한국의 20대들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이다.
청년실업 100만 시대에 그나마 사회적으로 있어 보이는(?) 일자리에 취직해봐도 결국 비정규직이며 이마저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노동이다. 따라서 왜 20대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가지 않고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느니 몇 년의 시간과 취업 사교육비를 더 투자해서 7급이나 9급 공무원이 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한 번 비정규직이 되면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지금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그리고 그 비정규직이 바로 900만 명에 이르고 있는 것도 지금의 현실이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청년실업의 문제는 수천만 원의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 20대 청년들에게 '청년실업자'가 될 것인지 '비정규직'이 될 것인지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문제다. 이 안에서 20대 청년들은 서로 가혹하게 경쟁해야 하고 그 중 아주 소수만이 승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나머지 대다수는 패자로서 비정규직이냐 실업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 청년실업 문제는 한국 사회의 미래를 아주 어둡게 만들고 있다.
출처 : 북코치책을말하다
글쓴이 : 북코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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